"로잔 체임버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는 마술같아"
스위스 레만호에 접한 소도시 로잔을 대표하는 ‘로잔 체임버오케스트라’는 설립 70년을 넘긴 유서 깊은 악단이다. 매 시즌 100여 회의 콘서트를 열며 세계를 누빈 오케스트라가 올여름과 가을, 한국에 처음 온다. 7대 예술감독인 르노 카퓌송(2021년 부임·사진)과 함께.

오케스트라는 8월부터 충남 천안, 대구, 경기 고양 등 한국 곳곳을 거쳐 9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여러 번 한국을 찾은 카퓌송은 이번에 지휘봉을 들고서 악단과 함께한다. 무대 전반부에선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후반부에는 지휘자로 나선다.

카퓌송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로잔 챔버오케스트라는 소리의 정체성을 가진 악단”이라고 했다. 그는 “현악기가 내는 소리는 마술에 가깝다”며 “우리 연주자들은 독주자로도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와 로잔 체임버오케스트라는 베토벤 ‘로망스 1·2번’ ‘삼중 협주곡’과 라벨 ‘쿠프랭의 무덤’, 프로코피예프 ‘고전 교향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선곡 배경이 있을까. “베토벤은 제가 특히 연주하기 좋아하는 작곡가이자 우리 오케스트라가 많이 연주한 음악의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라벨과 프로코피예프의 곡도 오케스트라가 가진 모든 재능을 보여줄 수 있어 골랐죠.”

한국 공연을 위해 첼리스트 한재민과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협연한다. 카퓌송은 “두 젊은 연주자의 존재감이 빛나도록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독주자, 지휘자, 실내악 연주자 등 다양한 타이틀을 쥔 카퓌송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역할은 무엇일까. “바이올린을 켜든, 지휘자로 포디엄에 서든, 모두 음악에 봉사하는 건 마찬가지죠. 어떤 역할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음악을 섬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느껴요.”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