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공탁금을 내 감형을 유도하는 소위 ‘기습공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형사소송법·공탁법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법무부가 밝혔다.

▶2023년 12월 25일자 A17면 참조

현행 법에 따르면 형사사건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 공탁소에 일정액을 내고 감형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악용, 판결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금을 걸고 감경 사유로 주장하는 사례가 많았다.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판결 선고 직전 공탁금을 납부한 경우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공탁금 회수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공탁금을 몰래 회수하는 이른바 ‘먹튀 공탁’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단 피공탁자가 공탁물 회수에 동의하거나 수령을 명시적으로 거절하는 경우, 무죄판결·불기소결정(기소유예 제외)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회수가 허용된다.

법무부는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히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습공탁 등과 관련해선 대검찰청도 올해 초 검찰 차원에서 선고 연기 또는 변론 재개를 신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검은 기습공탁 등을 반복하는 피고인에게 선고형 범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