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회사들이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2년4개월여 만에 연 3.3%대로 내려왔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카드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한층 완화하면서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전채 금리 '뚝'…한숨 돌린 카드사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연 3.406%(22일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연 3.375%까지 하락하며 연 3.3%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가 연 3.3%대로 떨어진 건 2022년 3월 31일(연 3.323%) 이후 처음이다.

여전채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가 한창이던 2022년 11월 연 6%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자금 경색으로 채권 투자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여전채 가격이 급락하고, 반대로 금리는 급등했다. 올 들어선 금리 인하 전망이 구체화하면서 여전채 금리가 연 3%대에 진입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카드사는 예금 등을 통한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 자금을 채권을 통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구조다. 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들고 수익성은 개선된다. 업계에선 “당초 예상보다 여전채 금리가 급속도로 떨어졌다”는 반응이 많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카드사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210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추정치(5843억원)와 비교하면 6.3%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설정한 목표 실적 대비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여전채 금리가 낮아지자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가 발행한 여전채 규모는 18조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3000억원)보다 38.8% 늘었다.

당장 여전채 금리가 내려갔지만, 절대적인 이자 비용 규모는 커지고 있다.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여전채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카드사들은 연 1~2%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해당 채권의 만기가 돼 차환 발행에 나서면 평균 조달금리는 높아진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규모는 14조335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내년까지 카드사의 총차입 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