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현직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S)의 킴벌리 치틀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치틀 국장은 여야 의원의 사임 요구에도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치틀 국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에서 암살 시도로 부상당한 사건에 대해 “수십 년 만에 벌어진 가장 중대한 작전적 실패”라고 말했다. 치틀 국장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현시점에서 비밀경호국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사임 요청을 거부했다.

이날 4시간 넘게 열린 청문회에서 치틀 국장은 해당 사건 전에 의심스러운 인물에 관한 정보를 “2~5회 보고받았다”고 인정했다.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눈 유세장 인근 공장 지붕도 집회 이전에 비밀경호국이 잠재적 취약 지점으로 확인한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크룩스가 지붕으로 올라가기 몇 분 전에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분류됐고, 소총 거리 측정기를 휴대하고 있었는데도 금지된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아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청문회가 끝난 직후 하원 감독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공화당 의원과 감독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치틀 국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공동 서한을 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