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영화감독] '미장센 대가' 트란안훙…'프렌치 수프'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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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트란안훙(쩐아인훙·62·사진)은 독창적인 미장센으로 서정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출해낸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감독이다.
12살에 베트남 전쟁의 여파로 가족들과 베트남을 떠나 프랑스에 발 들인 그는 국립 고등 루이 뤼미에르 영화학교를 졸업하며 영화인의 길을 걷는다. 시작은 화려했다. 1993년 첫 장편 데뷔작으로 베트남 사이공에 사는 소녀의 삶을 담은 ‘그린 파파야 향기’가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가장 뛰어난 데뷔작에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5년에는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와 호흡을 맞춘 ‘시클로’로 제52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노이를 배경으로 세 자매의 삶을 정갈하게 그려낸 ‘여름의 수직선에서’(2000)도 호평받았다. 그러나 베트남 3부작을 마무리한 후 내놓은 작품마다 혹평받으며 20여 년간 질곡의 세월을 보냈다. 그렇게 잊힌 듯했던 트란안훙은 지난해 다시 글로벌 영화계의 중심에 돌아왔다. 19세기 프랑스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 당시를 배경으로 풀어낸 ‘프렌치 수프’를 선보이면서다. 특유의 미장센은 그대로 살리되 동양에서 온 이민자가 아니라 오롯한 프랑스인으로서 그려낸 미식 로드무비란 점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 작품은 지난달 국내 개봉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12살에 베트남 전쟁의 여파로 가족들과 베트남을 떠나 프랑스에 발 들인 그는 국립 고등 루이 뤼미에르 영화학교를 졸업하며 영화인의 길을 걷는다. 시작은 화려했다. 1993년 첫 장편 데뷔작으로 베트남 사이공에 사는 소녀의 삶을 담은 ‘그린 파파야 향기’가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가장 뛰어난 데뷔작에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5년에는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와 호흡을 맞춘 ‘시클로’로 제52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노이를 배경으로 세 자매의 삶을 정갈하게 그려낸 ‘여름의 수직선에서’(2000)도 호평받았다. 그러나 베트남 3부작을 마무리한 후 내놓은 작품마다 혹평받으며 20여 년간 질곡의 세월을 보냈다. 그렇게 잊힌 듯했던 트란안훙은 지난해 다시 글로벌 영화계의 중심에 돌아왔다. 19세기 프랑스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 당시를 배경으로 풀어낸 ‘프렌치 수프’를 선보이면서다. 특유의 미장센은 그대로 살리되 동양에서 온 이민자가 아니라 오롯한 프랑스인으로서 그려낸 미식 로드무비란 점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 작품은 지난달 국내 개봉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