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는 민생 과제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고물가·고금리 대책 논의에 먼저 시동을 걸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강조한 정치개혁과 관련해선 지구당 부활과 여의도연구원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3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금투세 폐지 등 민생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실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금투세는 당초 올해 초 도입될 예정이다가 여야 합의로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정부는 올초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전 대표도 최근 금투세 유예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정치권에서 관련 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 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연 매출 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안한 바 있다. 전당대회 기간엔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연금개혁에 대해선 청년을 논의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 구조개혁과 국민연금 모수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을 함께 논의하되, 필요하다면 모수개혁안을 우선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이날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전 등 에너지 방산산업 등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과제들을 우리가 제시하고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선거 공약이었던 △풀뿌리 정치시스템 재건 △여의도연구원 정책 기능 강화 △특권 폐지 등 실천 의지도 재확인했다. 특히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선 당내 수도권 의원들과 민주당에서도 찬성하는 이가 많아 논의가 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여권 내 유력 정치인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