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사옥 . 사진=허문찬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사옥 . 사진=허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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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하루에 시총 1.7조 증발"…카카오 산 개미들 '곡소리'
"3만원은 깨진다(카카오 종목토론실)"

카카오가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경영 쇄신과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 역시 연저점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가는 전날 5.36% 하락한 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87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3만7300원)에 근접했다. 올해 주가가 무려 32%나 빠졌다. 카카오페이도 7.81% 급락한 2만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신저가(2만4700원)를 경신했다. 카카오게임즈(-5.38%), 카카오뱅크(-3.79%) 등 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올 들어 카카오페이는 50%, 카카오게임과 카카오뱅크는 각각 31%, 27% 내렸다.

카카오에서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 여파로 그룹주의 시가총액이 하루새 1조7200억원 증발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비상 경영 선언 이후 올해 1월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 협의체'를 설립했다.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교체했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정신아 새 대표가 취임해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카카오 주주들에게 재직 기간 매년 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전략은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와 네이버 등이 앞다퉈 AI 기반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카카오는 눈에 띄는 AI 서비스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AI 프로필 서비스 '칼로 AI 프로필'은 내년 7월 말 종료된다. 카카오 AI 서비스 출시 시점도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공백으로 조직의 구심점을 잃게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의 형벌을 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어서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인터넷은행의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분을 받지 않아야 한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62% 증가한 1335억원, 매출액은 0.46% 늘어난 2조519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전망치는 6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14.53%, 11.60% 낮아졌다. 콘텐츠 부문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의 실적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상승 여력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일부 계열사의 경우 저점 매수의 기회란 시각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관련 이슈로 연저점까지 하락했다"며 "연말 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에 현재 저점 매수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