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장, 콘서트홀·전시장으로 전환…"투우 유지, 7개국 남아"
"올레? 더는 없다"…콜롬비아 투우 금지법 공포
남미 콜롬비아가 안전 문제와 동물 학대 등으로 논란을 빚은 투우를 금지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이른바 '노 마스 올레'(올레, 더는 그만) 규정으로 부르는 투우 금지법을 공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올레'는 투우사 움직임에 맞춰 지르는 관중들의 대표 구호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전날 수도 보고타 산타마리아 문화 광장에서 이 법안에 서명했다.

1931년 지어진 산타마리아 광장은 최근까지 투우장으로 쓰였다.

앞으로 콜롬비아에서는 투우가 3년의 과도기 동안 점차 제한된 후 2027년 중반 완전히 사라진다.

10여곳의 투우장은 콘서트홀이나 전시장 등으로 설계 변경된 뒤 단계적으로 개축할 예정이다.

이 법은 올해 5월 격렬한 논쟁 끝에 콜롬비아 의회를 통과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전통이나 관행이라는 이유로 투우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없다"며 "투우로 생계를 유지하던 많은 분이 있다는 것도 잘 알기 때문에, 이분들을 위해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성과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경험한 것보다 더 나쁜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사람이든 동물이든 다른 생명을 존중할 수 있도록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레? 더는 없다"…콜롬비아 투우 금지법 공포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는 법 시행이 동물권 보호 단체 등 그간 투우 금지 운동을 펼친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지만, 목장주를를 비롯한 투우 업계 종사자들에겐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인구 1만명도 되지 않은 작은 초아치 마을에서 투우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은퇴 투우사와 학생들 사례를 전하며 "투우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수민족이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에 대해 전했다.

콜롬비아에는 투우와 관련한 일을 하는 이들의 규모에 대해 신뢰할 만한 통계가 없어서, 투우 금지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불분명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번 조처로 투우하는 나라는 7개국으로 줄어들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의 2022년 발표를 고려하면 현재 기준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멕시코, 베네수엘라, 페루, 에콰도르에서 투우 경기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