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예상 넘었지만…테슬라, 로보택시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월 23일 화요일>

투자자 관심은 미국 정치에서 하루 만에 기업 실적으로 옮겨갔습니다. 23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장 마감 뒤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종일 보합권을 오르내렸습니다. 매그니피선트 7의 평균 주가는 7월 들어 약 8%나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준도 낮아졌고요. 그래서 실적 발표를 계기로 강세장이 다시 힘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컸죠. 그러나 장 마감 뒤 나온 알파벳의 실적은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기대를 크게 웃돌진 못했습니다. 테슬라의 2분기 수치는 약간 실망스러웠고요. 빅테크 랠리가 살아나려면 8월 말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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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장 마감 뒤 발표된 NXP반도체의 2분기 실적은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이 내놓은 3분기 전망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매출을 약 32.5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3.42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추정(33.5억 달러, 3.56달러)보다 약했습니다. 이에 NXP반도체의 주가는 오늘 8% 급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결국 7.5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요. NXP처럼 자동차, 모바일용 칩을 주로 만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마이크로칩, 온세미 등의 주가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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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2%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다행인 건 NXP의 2분기 매출을 보면 자동차 부분은 7% 감소했지만, 모바일 부문은 AI 업그레이드 수요로 인해 21% 증가한 것이죠. AI 관련 부문은 괜찮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중에서도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의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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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블룸버그의 마켓라이브펄스 설문에 응한 463명의 투자자 중 3분의 2는 기업 실적 발표로 S&P500 지수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를 5300에서 5600으로 올렸습니다. 바클레이스는 "거시경제 둔화는 연말까지 비 기술주의 EPS 성장에 역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빅테크가 상반기에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며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개장 전 실적을 내놓은 ▲코카콜라(EPS 0.84달러 vs 예상 0.81달러) ▲GM(3.06달러 vs 2.75달러) ▲GE에어로스페이스(1.20달러 vs 0.97달러) ▲필립모리스(1.59달러 vs 1.56달러) ▲록히드마틴(7.11달러 vs 6.45달러) ▲데나허(1.72달러 vs 1.58달러) ▲프리포트-맥모란(0.46달러 vs 0.39달러) ▲스포티파이(1.33유로 vs 1.06유로) 등 주요 기업도 대부분 예상보다 나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UPS(1.79달러 vs 1.98달러) 등 일부 실망스러운 곳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강했습니다. UPS는 9분기 만에 처음 미국에서의 취급 물량이 증가했지만, 제품 믹스(mix) 변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UPS의 주가는 12%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이들 중 GM과 코카콜라의 실적은 미국 소비자의 상태와 세계 경제 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GM의 경우 2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매출 479억7000만 달러, EPS 3.06달러를 올려 월가가 예상한 454억 6000만 달러, 2.75달러를 크게 상회했지요. 폴 제이컵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정말로 좋은 상반기와 2분기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6.42%sk 급락했습니다. 가이던스가 나빴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는 계절적으로 더 높은 원자재 비용과 올해 하반기에 예상해온 가격에 대한 역풍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높은 이자율로 인해 미국 소비자의 신차 구매 의지가 떨어지면서, 자동차 제조업체와 딜러들은 자동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신차에 제공되는 평균 인센티브는 6월에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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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의 2분기 실적이 매우 좋았을 뿐 아니라 가이던스도 높였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한 124억 달러(예상 118억7000만 달러)에 달했고 EPS는 0.84달러(0.81달러)로 지난해보다 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격을 9% 올렸을 뿐 아니라 판매량도 2% 증가했습니다. 이에 2024년 전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8~9%에서 9~10%로 상향 조정했고, 이익 증가율도 기존 4~5%에서 5~6%로 높였습니다. 강달러 환율 영향이 없었더라면 더 높였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장밋빛 일색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주가는 0.29% 상승에 그쳤습니다. 코카콜라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알 수 있는 거시적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인플레이션은 정상화
=제임스 퀸시 CEO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극심한 인플레이션 국가를 제외하면 작년에 인플레이션은 6% 정도였는데 이제는 2~3%로 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3%에 도달하고 있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은 일종의 정상화된 공간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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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미국 소비 강하지만 저소득층은
=북미에서는 가격을 11% 올렸고 판매량은 1% 감소했습니다. 퀸시 CEO는 "전반적으로 소비자 심리는 실제로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저소득 소비자가 압박을 받는 현상을 지속해서 보고 있다. 임금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보다 앞서 나가기 시작했지만, 이자율은 여전히 높아서 경제적으로 약간만 나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은 레스토랑 체인을 덜 이용하고, 외식할 때는 밸류가 높은 음식을 찾으며 식료품점에서 식재료를 사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최신 흐름이 아니라 지난 몇 분기 동안의 이야기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저소득 소비자는 미국 내 코카콜라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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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중국 나쁘고, 인도 낙관
=퀸시 CEO는 세계 시장에 대해 "중국의 경우 부동산 위기 이후 거시적으로 모멘텀이 약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라틴 아메리카는 수요가 강한데 특히 브라질과 멕시코가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좋은 분기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인도에서는 1분기 약세 이후 다시 판매 성장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그는 '장기적으로 가장 낙관적인 시장'에 대해 "의심의 여지 없이 인도"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오늘 중국의 GDP 증가율 예측치는 4.8%로 낮추고 인도의 경우 7.3%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코카콜라의 실적 발표에서 보듯 미국 경제는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일부 저소득층 위주로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요. 경제 전반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금리에 민감한 제조업과 주택 경기는 나쁜 상황입니다. 이는 오늘 발표된 경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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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5.4% 감소한 연간 389만 채에 그쳤습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월가 컨센서스 395만 채도 밑돌았습니다.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매매 중간 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4.1% 높은 42만690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주택 시장에 공급 부족과 높은 이자율이 얼마나 큰 부담을 주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웰스파고는 "모기지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주택 시장은 침체 상태에 빠졌다. 매물은 132만 채로 5월보다 3.1%, 작년보다 23.4% 증가해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가격 상승과 높은 모기지 비용이 결합하여 (Fed가 금리를 인하할 때까지) 앞으로 몇 달 동안 주택 시장은 억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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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 연방은행이 발표한 7월 지역 제조업 활동은 -17로 6월보다 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컨센서스는 -7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나빴습니다. 세부 지수중 신규 주문, 고용, 운송 모두 전월보다 많이 감소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이 지수는 2022년 5월 이후 두 달을 제외하고 계속 마이너스 영역에 있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조업과 달리 리치먼드 지역의 서비스 활동은 7월 개선되었습니다. 서비스 매출 지수는 12포인트 반등하여 5로, 202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기업들은 현재 및 예상 수요가 강하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용 압력이 증가했습니다. 현재 및 예상 가격도 높아져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끈적끈적함을 보여줬습니다.

경제가 둔화하다 보니 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오늘 미 재무부의 2년물 국채 경매가 있었는데요. 690억 달러어치나 팔았는데, 수요가 강했습니다. 응찰률이 2.814배로 최근 6회 평균 2.58배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발행 금리는 4.434%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457%에 비해 2.3bp 낮게 결정됐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입니다. 즉 재무부가 싸게 판 것이죠.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가 확정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접 수요(해외)가 76.6%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단 9.0%만 인수하면 충분했습니다. 내일은 5년물(700억 달러), 모레는 7년물(440억 달러) 경매가 이어집니다. 삭소뱅크의 알티아 스피노치 채권 전략가는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Fed가 금리를 인하할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2년, 5년물은 매력적인 위험 대비 수익을 제공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 선거나 경제 재가속화 위험으로 인해 듀레이션이 긴 7년물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관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뉴욕 채권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오후 4시 15분 국채 2년물 수익률은 2.8bp 내린 4.493%, 10년물은 0.7bp 하락한 4.252%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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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한때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장 막판 다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다우는 0.14% 내렸고 S&P500 지수는 0.16%, 나스닥은 0.06%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0.43%) △애플(+0.47%) △엔비디아(-0.77%) △알파벳(+0.14%) 등은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아마존은 2.11% 올랐지만, 테슬라는 2.04% 하락했습니다. 또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틀간 폭락한 뒤 1.9% 반등했고요. 스포티파이는 약 12%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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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 마감 직후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이 나왔습니다.

<알파벳>

▶EPS : 1.89달러 (예상 1.85달러)
▶매출 : 847억 달러 (예상 842억 달러)
알파벳, 예상 넘었지만…테슬라, 로보택시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알파벳의 EPS와 매출은 월가 예상을 넘었습니다. 초미의 관심사인 클라우드 사업에선 분기 매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1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구체적으로 클라우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1분기 28%)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이 101억 달러였는데 103억5000만 달러 매출을 거뒀지요. 클라우드 영업이익도 전분기 3억9500만 달러에서 11억7000만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검색 매출은 14%(지난 분기 14%) 성장했고 전체 광고도 11% 늘어나 월가 추정에 부합했는데요. 유튜브 광고는 13% 증가한 86억6000만 달러로 예상 89억5000만 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했습니다. 구글은 2분기에 설비투자로 131억9000만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년 동기보다 91.4% 증가했고, 월가 추정 121억70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비싼 엔비디아 칩을 사느라 그럴 것입니다. 순다 피차이 CEO는 "이번 분기의 강력한 성과는 검색의 지속적 강점과 클라우드의 모멘텀을 보여준다. AI의 모든 면에서 혁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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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의 주가는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처음에는 올랐지만 오후 5시 18분께 1.7%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언제쯤 AI로 돈을 버느냐'라는 물음에 피차이 CEO는 "구체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AI 투자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일부에선 매출과 EPS가 월가 기대를 크게 넘어서지 못한 게 하락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EPS 증가율은 202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 이는 성장 모멘텀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일 수 있다는 것이죠.

<테슬라>

▶EPS : 0.52달러 (예상 0.59달러)
▶매출 : 255억 달러 (예상 249억7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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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는 52센트로 월가 예상(59센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작년 동기보다 43% 줄어든 것으로, 4개 분기 연속으로 월가 추정에 미달했습니다. 매출은 255억 달러로 예상 246억 달러보다 많았고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친환경 크레딧(8억9000만 달러)을 제외한 자동차 마진은 14.6%에 그쳤습니다. 1분기 16.4%였고, 월가는 16.9%를 예상했죠. 잉여현금흐름은 1분기 25억 달러가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13억 달러 늘었습니다.

테슬라는 2024년 판매량 증가율은 과거보다 "현저히 낮을 것"이지만 지난 2분기보다 현재 분기에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이버트럭에서 연말까지 이익을 낼 예정이며, 새로운 저가 차량을 2025년 상반기 생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로보택시와 관련해 출시 일정 등에 대한 발표 없이 "혁신적인 '언박스' 제조 전략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만 밝혔다는 것이죠.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10월 10일에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예정됐던 8월 8일에서 늦춰진 것이죠. 머스크는 Q&A에서 '첫 번째 로보택시 주행을 언제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과거 자신의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라면서 "내년에 할 수 없다면 정말 놀랍겠다”라고 답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후 7시께 8% 하락하고 있습니다.
알파벳, 예상 넘었지만…테슬라, 로보택시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 3대 지수는 모두 내렸지만,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02%나 올랐습니다. 소형주 랠리는 지속한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다가올 실적 발표에서 빅테크 실적이 월가 추정치를 넘고 향후 가이던스를 높인다면 S&P500 지수의 상대적 강세가 재개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소형주가 계속해서 아웃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실적이 예상을 상회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와 수익 발표 후 시장 반응까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높은 기대감을 감안할 때, 기술주가 실적 발표 후 '뉴스에 매도'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렇게 된다면 소형주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형주 순환매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우리는 최근 소형주 랠리가 주로 6월 소비자물가(CPI) 둔화와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트럼프의 높아진 당선 확률, 그리고 투자자들의 숏 커버링이 결합한 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속하기에는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Fed가 금리를 인하하면 대형 성장주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Fed가 인하를 시작하는 때는 명목 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면서 "소형주의 지속 가능한 아웃 퍼포먼스를 보려면 예상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Fed의 금리 인하 주기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소형주 랠리의 원인 중 하나는 '트럼프 트레이드'입니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 감세 등이 중소기업에 긍정적이라는 것인데요. 데이터 트랙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날부터 러셀2000 지수는 그해 연말까지 14% 상승했습니다. 대형 금융주(+16%), 에너지(+9%), 산업(+7%)주도 크게 올랐고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힘을 잃었고 2019년 말까지는 기술주가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트럼프 1기 때 당선 초기에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몰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결국 거시 경제(경기 주기, Fed의 통화정책)와 기업 이익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시장에서 주목한 것 중 하나는 엔화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엔화는 1달러당 155.58엔으로 0.9% 평가절상됐습니다. ICE 달러인덱스가 0.13% 상승하면서 유로,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인 가운데 홀로 가치가 크게 오른 것이죠. 일본 정부가 개입했을까요? 월가에서는 엔화 약세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BCA리서치는 "일본은행이 통화가치 유지를 위해 계속 개입하고 있다는 것도 이달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지만, 펀더멘털한 상황도 엔화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지 않더라도(또는 전혀 정상화하지 않더라도) 금리 차가 엔화에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는 겁니다. 다른 주요 중앙은행이 완화를 시작했거나 시작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어 안전자산인 엔화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 엔화가 기술적 관점에서 심하게 과매도 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평균 회귀 과정이 지속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