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한경DB
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한경DB
한솔그룹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계열사인 한솔아이원스가 올해 2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요 고객사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반도체 불황이었던 지난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한솔아이원스는 새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앞세워 2년 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한솔아이원스는 올해 2분기에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319%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는 24일 전화인터뷰에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로 공급하는 정밀가공 분야 매출이 크게 증가했고, 적자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했다”며 “불황이었던 지난해에 생산성을 향상 차원으로 대비했던 공정 반자동화 등이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 초정밀부품 가공과 세정·코팅 부문의 기술력 보유한 회사다. 특히 반도체 장비 세계 1위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에 식각(웨이퍼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장비 챔버(각 공정 장비마다 탑재된 웨이퍼 가공 공간)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솔아이원스는 올해 네덜란드 노광장비 제조기업을 새 고객사로 확보했다. 극자외선 노광장비 파츠 재사용(Re-Use) 사업을 시작해 매출을 일으켰다. 박 대표는 “반도체 회사에서 쓰던 노광장비 사용연한이 다 되면 부품이나 모듈을 과거에는 수거해서 폐기했는데 이를 가져와 고치고 닦는 작업을 통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이라며 “아직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은 아니지만,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이 분야에 진입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솔아이원스 기술연구소. 한솔아이원스 제공
한솔아이원스 기술연구소. 한솔아이원스 제공
반도체장비 부품 핵심 소재인 ‘아이코닉’ 개발은 한솔아이원스의 차세대 먹거리다. 한솔아이원스가 한국세라믹기술원과 3년여 연구를 통해 개발한 아이코닉은 반도체 제조 식각 공정 장비 소모품인 포커스링으로 사용 가능한 소재다. 한솔아이원스는 지난해 화성 동탄연구소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3차에 걸친 샘플 시험을 완료했다. 박 대표는 “라인에서의 실증 테스트는 아니고 연구실에서 진행중인 시험”이라며 “현재까지 테스트가 만족스럽기 때문에 한 발 더 나아가서 장비시험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솔아이원스는 지난해 10월 안성에 세정·코팅 신공장을 완공했다.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반도체 생산 장비 부품 중엔 마모되거나 오염이 되면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코팅하거나 세정하는 방식으로 부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에서 한솔아이원스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솔아이원스는 신공장 완공을 계기로 기존 식각 중심 세정·코팅에서 증착과 임플란트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세정코팅 사업은 삼성전자와 주로 거래했는데, 다른 반도체 회사도 고객사로 수주하려고 준비중”이라며 “3~4분기에는 관련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추세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22년 수준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2022년 매출이 1639억원이었는데 그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과 고객 상황에 따른 성과의 시간차는 있겠지만, 중기적으로 지속성장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전략을 차질없이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