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상가임대차 묵시적 갱신조항, 임대인에게 편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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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상가점포임대차기간 종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할 경우, 다음날인 임대차기간만기에 계약이 종료될 수 있을까? 아니면 묵시적으로 계약이 갱신되는 것일까?
관련 법규정은 다음과 같다.
★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④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본다.
⑤ 제4항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 민법 제639조(묵시의 갱신) ①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 수익을 계속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사자는 제635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 민법 제635조(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①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상대방이 전항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다음 각호의 기간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1.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계약의 갱신) 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② 제1항의 경우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 동법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상임법과 민법의 경우 묵시적 갱신을 막기 위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일정기간 내에 통지의무를 부담시키지 않고 있는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 주택임차인에게 통지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통지할 수 있고, 통지 후 1개월이나 3개월 후에 해지효력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이해관계 다툼은 크지 않았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분쟁은 임대인, 임차인간 적당히 합의로 해결되거나, 재판으로 가더라도 소액사건으로 취급되면서 명확한 대법원 판단의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국민생활에 미치는 큰 영향을 감안할 때 대법원 판단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대법원 2024. 6. 27.선고 2023다307024 임대차보증금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2018. 12. 24.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대차기간 2018. 12. 31.부터 2020. 12. 30.까지, 임대차보증금 30,000,000원, 차임 매월 1,8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20. 12. 29.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원고는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2021. 1. 27.경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제1심 변론종결 후인 2022. 8. 16. 임대차계약이 2021. 3. 29.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이를 기준으로 차임과 미납관리비 등을 공제한 임대차보증금을 변제공탁하였다.
2. 2020. 12. 31. 이후 차임과 미납관리비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인 피고가 갱신거절의 통지 등을 하지 아니하였고, 임차인인 원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다만 갱신거절의 취지가 기재된 2020. 12. 29. 자 이 사건 통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로부터 3 개월이 지난 2021. 3. 29. 해지되어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29.까지의 차임과 부가세를 공제한 임대차보증금 및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이 부분 쟁점
1) 원고는 상고이유로 원고가 임대차기간 만료일 전에 임대인인 피고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고 임대차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부분의 쟁점은 상가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경우,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인정되어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어 종료된다고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임대차기간의 만료일에 종료된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이다.
2)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전성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등 참조). 3) 이 부분 쟁점에 관하여는 아직 명확한 대법원판례가 없고, 다수 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으며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상가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은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고 임대차기간의 만료일에 종료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기간을 정한 임대차계약은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기간이 만료함으로써 종료한다. 민법 제639조는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 수익을 계속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묵시의 갱신을 인정하고 있다. 민법에 의하면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는 경우에는 묵시의 갱신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인정할 뿐이고, 임차인이 갱신거절의 통지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제한하지 않았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은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여 묵시적 갱신을 규정하면서 임대인의 갱신거절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기간을 제한하였을 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후문과 달리 상가의 임차인에 대하여는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상가임대차법에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에 대하여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원칙으로 돌아가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은 제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원심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차인인 원고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문언해석에 반한다. 또한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이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도 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위 기간 이후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갱신거절 통지를 한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에 따른 묵시적 갱신을 강제하는 결과가 되고, 이는 상가건물 임차인을 보호함으로써 그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고자 하는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임차인인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일 전에 갱신거절의 의사를 명확히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 임대차기간 만료일인 2020. 12. 30. 종료되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고, 그 후 원고의 갱신거절의 취지가 기재된 이 사건 통지가 피고에게 도달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1. 3. 29.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에 따른 묵시적 갱신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2020. 12. 30.까지 차임 인상분과 미납관리비에 관한 판단
<중략>
4. 결론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2020. 12. 31. 이후 차임과 미납관리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안과 같이 임대차기간을 하루 앞두고도 임차인은 얼마든지 당초 정해진 계약만기에 계약종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가임대인 입장에서는 매우 편파적이고 당황스러운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문언해석에 기반하여 상가임차인 보호라는 법취지와 일반법인 민법의 법규정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부득이한 결론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 판결은, 향후 임대차계약갱신 관행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특히 임대인 입장에서는 묵시적 갱신이 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계약만기 6개월 내지 1개월 사이에 계약종료 여부를 분명히 하여 합의된 내용을 갱신계약서 형태로 명확히 하는 것이 분쟁예방과 스스로의 권리보호에 유익할 수 있다. 상가임차인 보호라는 법규정 때문에 입게 되는 차별은 개별 계약으로 보완하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 법규정은 다음과 같다.
★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④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본다.
⑤ 제4항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 민법 제639조(묵시의 갱신) ①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 수익을 계속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사자는 제635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 민법 제635조(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①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상대방이 전항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다음 각호의 기간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1.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계약의 갱신) 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② 제1항의 경우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 동법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상임법과 민법의 경우 묵시적 갱신을 막기 위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일정기간 내에 통지의무를 부담시키지 않고 있는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 주택임차인에게 통지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통지할 수 있고, 통지 후 1개월이나 3개월 후에 해지효력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이해관계 다툼은 크지 않았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분쟁은 임대인, 임차인간 적당히 합의로 해결되거나, 재판으로 가더라도 소액사건으로 취급되면서 명확한 대법원 판단의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국민생활에 미치는 큰 영향을 감안할 때 대법원 판단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대법원 2024. 6. 27.선고 2023다307024 임대차보증금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2018. 12. 24.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대차기간 2018. 12. 31.부터 2020. 12. 30.까지, 임대차보증금 30,000,000원, 차임 매월 1,8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20. 12. 29.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원고는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2021. 1. 27.경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제1심 변론종결 후인 2022. 8. 16. 임대차계약이 2021. 3. 29.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이를 기준으로 차임과 미납관리비 등을 공제한 임대차보증금을 변제공탁하였다.
2. 2020. 12. 31. 이후 차임과 미납관리비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인 피고가 갱신거절의 통지 등을 하지 아니하였고, 임차인인 원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다만 갱신거절의 취지가 기재된 2020. 12. 29. 자 이 사건 통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로부터 3 개월이 지난 2021. 3. 29. 해지되어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29.까지의 차임과 부가세를 공제한 임대차보증금 및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이 부분 쟁점
1) 원고는 상고이유로 원고가 임대차기간 만료일 전에 임대인인 피고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고 임대차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부분의 쟁점은 상가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경우,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인정되어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어 종료된다고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임대차기간의 만료일에 종료된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이다.
2)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전성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등 참조). 3) 이 부분 쟁점에 관하여는 아직 명확한 대법원판례가 없고, 다수 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으며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상가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은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고 임대차기간의 만료일에 종료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기간을 정한 임대차계약은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기간이 만료함으로써 종료한다. 민법 제639조는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 수익을 계속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묵시의 갱신을 인정하고 있다. 민법에 의하면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는 경우에는 묵시의 갱신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인정할 뿐이고, 임차인이 갱신거절의 통지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제한하지 않았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은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여 묵시적 갱신을 규정하면서 임대인의 갱신거절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기간을 제한하였을 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후문과 달리 상가의 임차인에 대하여는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상가임대차법에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에 대하여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원칙으로 돌아가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은 제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원심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차인인 원고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문언해석에 반한다. 또한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이 임차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도 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위 기간 이후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갱신거절 통지를 한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에 따른 묵시적 갱신을 강제하는 결과가 되고, 이는 상가건물 임차인을 보호함으로써 그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고자 하는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임차인인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일 전에 갱신거절의 의사를 명확히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 임대차기간 만료일인 2020. 12. 30. 종료되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기간만료일 전 1개월이 경과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고, 그 후 원고의 갱신거절의 취지가 기재된 이 사건 통지가 피고에게 도달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1. 3. 29.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에 따른 묵시적 갱신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2020. 12. 30.까지 차임 인상분과 미납관리비에 관한 판단
<중략>
4. 결론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2020. 12. 31. 이후 차임과 미납관리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안과 같이 임대차기간을 하루 앞두고도 임차인은 얼마든지 당초 정해진 계약만기에 계약종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가임대인 입장에서는 매우 편파적이고 당황스러운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문언해석에 기반하여 상가임차인 보호라는 법취지와 일반법인 민법의 법규정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부득이한 결론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 판결은, 향후 임대차계약갱신 관행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특히 임대인 입장에서는 묵시적 갱신이 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계약만기 6개월 내지 1개월 사이에 계약종료 여부를 분명히 하여 합의된 내용을 갱신계약서 형태로 명확히 하는 것이 분쟁예방과 스스로의 권리보호에 유익할 수 있다. 상가임차인 보호라는 법규정 때문에 입게 되는 차별은 개별 계약으로 보완하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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