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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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72) SM 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故) 김민기(73) 빈소를 찾아 유족 측에 5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김민기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일체의 조의금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으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고인을 애도하러 온 조문객들의 식사비로 써달라”며 마음과 함께 5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기의 조카이자 학전 총무팀장 김성민 씨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조의금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생님이 늘 입버릇처럼 주변인들에게 '밥 먹었니?', '밥 노나(나눠) 먹어라' 하신 걸 떠올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전이 폐관하면서 많은 분이 알게 모르게 저희 선생님 응원하시느라고 십시일반 도와주셨다. 충분히 가시는 노잣돈 마련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한다"라며 "선생님이 늘 얘기하시던 따뜻한 밥 한 끼 나눠 먹고 차를 마시면서 선생님을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민기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문객 식사비 명목으로 받은 5000만원을 이 전 프로듀서에게 다시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프로듀서는 서울대 선배이기도 한 고인을 평소 '형님'이라 부르며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 그는 폐관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 마무리 작업을 위해 1억원이 넘는 금액을 쾌척하기도 했다.

김민기는 '아침이슬', '상록수', '봉우리' 등의 곡을 발표하며 1970년대와 1980년대 청년 문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았다. 1990년대에는 극단 '학전'을 창단해 학전블루(2024년 폐관)와 학전그린(2013년 폐관) 소극장을 운영해 왔다. 이곳들은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또한 연극,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소극장 문화를 일궈왔다. 고인은 위암 증세가 악화돼 항암치료를 받던 중,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