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 매장. 사진=REUTERS
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 매장. 사진=REUTERS
루이뷔통, 디올, 티파니앤코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중국 소비 둔화 여파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23일(현지시간) LVMH는 올해 2분기 매출(기업 인수, 매각, 환율 변동 등의 영향을 제외한 유기적 기준)이 지난해 동기 대비 1% 증가해 209억8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매출 증가율보다도 낮았고 시장 예상치(매출 3% 증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이 경기 침체 등으로 명품 수요가 줄면서 일본 제외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유한 중국 쇼핑객들은 해외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일본을 선호해 일본 지역 매출은 57% 급증했다”고 전했다. 엔화 약세를 활용해 고가품을 구입한 것이다.
LVMH는 2분기 일본 제외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사진=LVMH)
LVMH는 2분기 일본 제외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사진=LVMH)
LVMH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7억유로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주력 상품인 패션과 가죽제품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보다 1%, 6% 감소했고 주류 부문 및 시계와 보석 부문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장 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샴페인 수요가 심각한 둔화세를 마주했다”면서도 “미국 시장에서 코냑 판매가 늘어 (수요 둔화가) 일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시절 여행 수요가 명품 수요로 이동하면서 LVMH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실적과 주가가 모두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프랑스 파리 유로넥스트 거래소에서 LVMH는 2020년 3월 주당 310유로대에서 지난해 4월 21일 901.1유로까지 세 배가량 치솟았다.

하지만 고물가, 고금리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23일 기준 LVMH의 최근 1년 주가 하락률은 19.36%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이날 성명에서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했다”며 “올해 LVMH 주가 하락으로 그의 재산은 110억 달러 감소했다”고 전했다.
최근 1년 LVMH 주가 추이(사진=LVMH)
최근 1년 LVMH 주가 추이(사진=LVMH)
이러한 흐름은 명품업계 전반에 확산하는 추세다. FT는 “LVMH의 75개 브랜드가 시계, 가방, 면세점 등 다양한 고급 브랜드 시장을 포괄하고 있어 업계의 지표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는 지난 15일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고 밝혔고 이튿날 카르티에, 반클리프 아펠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도 최근 분기 매출이 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메스는 25일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