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었지만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남4구는 신고가가 쏟아지는 등 상당수가 이전보다 가격이 높은 ‘상승 거래’로 나타났다.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등 강북 외곽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반면 강북권은 싼 매물만 거래돼 호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거래량은 늘었는데…노·도·강은 신고가 '가뭄'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00건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총 2596건으로 집계됐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4구에서 신고가 거래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강남권 4개 구에서 이뤄진 실거래 471건 중 신고가 거래는 75건이었다. 서울 전체 신고가 거래(236건)의 32%를 차지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8일 이전 최고가보다 1억원 오른 41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수서동 강남데시앙포레 전용 84㎡도 지난 6일 직전 최고가보다 3억500만원 뛴 16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노·도·강과 금·관·구 아파트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성격이 강남4구와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노원구는 거래량이 1월 188건에서 지난달 427건으로 2배가량으로 늘었다. 이달에도 254건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신고가 거래는 노·도·강에선 11건, 금·관·구에선 9건에 그쳤다. 강북구와 금천구에선 이달 들어 신고가 거래가 한 건도 없었다.

거래량은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서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0.55% 오른 가운데 송파구(1.47%), 서초구(1.25%), 강남구(0.8%) 등은 상승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 등은 각각 -0.81%, -0.48%, -0.45%로 뒷걸음질 쳤다.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 지역의 매매가격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가격 반등기에 공급이 뜸한 지역의 희소성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조정기엔 수요가 다 같이 위축되지만 시장 반등기 땐 공급이 드문 고가 밀집 지역이 앞서 관심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며 “강남3구 가격이 더 오를 거란 확신이 커 이들 지역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