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구원등판으로 11월 미국 대선은 해리스 대 트럼프, 트럼프 대 해리스로 대진표가 확정되는 분위기입니다.

당장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면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미국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각 당을 지지하는 정치 테마형 ETF들이 있죠. 이들의 최근 성적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이들은 티커명부터 직관적입니다. 트럼프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뜻하는 MAGA가 공화당쪽 ETF의 이름이고, 민주당은 '민주당 대형주' 영단어 글자를 따서 DEMZ입니다.

두 ETF는 각 당을 지지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MAGA(포인트브리지 아메리카 퍼스트)에는 금융주가 22.5% 산업재가 20%를 차지하는 반면, DEMZ(데모크래틱 라지캡 코어)는 기술주 비중이 50%에 달합니다.

연초대비 수익률로 보면 DEMZ가 19.3%로 앞서는데, 1차 토론 이후 1개월 수익률로 비교하면 MAGA가 4.58% 우세합니다.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DEMZ는 마이너스로 꺾였었는데, 바이든 사퇴 이후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투자 종목을 담는 상품도 있는데, 각 정당의 유력 정치인(낸시 펠로시, 테드 크루즈) 이름이 티커명이죠. 이들 역시 최근 1달은 공화당 ETF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다만 정치테마 ETF들의 규모는 크지 않은 편입니다.

<앵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들, 대표적으로 금융과 방산, 전통 에너지 등이 있는데,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가 확실히 있었나요?

<기자>

네, 본격적인 트럼프 트레이드는 대표 주도 업종들의 수익률, 그리고 자금 유입에서 나타납니다.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고조됐던 지난 한주 섹터별 수익률을 보면 에너지(2%)가 가장 높고, 부동산, 금융이 1% 넘는 강세를 보인 반면, IT는 -5.5%로 두드러지는 급락을 보였죠.

개별 종목 상위권에는 암호화폐 ETF와 함께 은행·금융주, 건설 관련 ETF가 있습니다. 규모가 큰 SPDR S&P 지역은행 ETF(KRE)와 S&P 일반은행 ETF(KBE), 그리고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미 주택건설 ETF(ITB)가 눈에 띕니다.

반면, 하위 10위권에는 반도체 ETF가 4개, 친환경 에너지가 2개 있었습니다. 반도체 ETF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반에크 반도체 ETF(SMH)와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가 자리하고 있죠.

자금 유입 현황 역시 지수 추종형을 제외하면 최근 한 달간 대표 금융주를 담은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XLF)가 1위를 차지했고, 뒤 이어 산업재 ETF인 인더스트리얼 셀렉트 섹터(XLI)로 뭉칫돈이 들어왔습니다.

<앵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그야말로 박빙입니다. 외신을 보니까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섰다는 소식도 들리던데,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월가에서는 "해리스의 출현이 트럼프 트레이드를 '리셋'시켰다"라고 표현했다고요?

<기자>

네, JP모건과 UBS는 "카멀라 해리스가 새로운 유력 주자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를 리셋시켰다"고 분석했는데요. 대선 구도가 재편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광풍은 단기 이슈로 그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해리스 부통령 불과 하루 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받기에 충분한 지지를 얻어냈죠. 선거자금도 쏟아졌고요. 바이든 사퇴로 민주당이 결집된 모습입니다. JP모건은 "당분간 투자자들은 그의 출마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M7의 실적이 S&P 500을 침체에서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빅테크를 필두로 IT주가 반등할 것으로 본 것이죠.

해리스 부통령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반도체지원법 등 바이드노믹스의 주요 의제들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강조해온 만큼 트럼프의 '화석연료로 귀환'과 정면 대결이 예상됩니다.

물론,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트럼프 대세론을 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승리 기대감이 앞으로 증시를 더 이끌어 갈 것이라며 트럼프 트레이드를 중장기적으로 볼 것을 조언했는데요. 이 같은 변동성에 국내 증권가에서는 양당 정책 공약의 교집합, 즉 공통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인프라 업종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해리스 돌풍' 미 대선…ETF 수익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