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한우, 돼지 등 주요 축산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주기적으로 수립하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우산업을 지원하는 별도의 법률을 마련해달라는 농가 측 입장을 반영했지만, 구체적인 자금 지원 대책은 빠져 있어 농가 측 반발이 예상된다.
巨野 '한우법' 재추진에…당정 '축산법 개정안' 맞불
24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의 협의를 거쳐 축산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한우법) 제정을 추진하자, 정부와 국민의힘이 의원입법 형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개정안은 농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축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계획엔 한우, 돼지 등 주요 축종의 수급 조절과 축산농가의 경영 안정 방안 등이 들어간다. 야당이 주도하는 한우법에 들어 있던 ‘금전적 지원’ 관련 규정은 빠졌다. 한우 가격이 급락할 경우 한우 농가에 ‘경영개선자금’을 지급하고 농가가 수급 조절을 위해 한우를 도축·출하하면 ‘장려금’을 주도록 하는 내용으로, 한우 농가가 핵심적으로 요구하는 대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관이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축산 농가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때 재정 지원 내용도 담길 것”이라며 “명시적인 지원 규정이 없을 뿐 취지는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축산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자금 지원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한우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법은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한우만을 위한 지원법을 만드는 것은 축종 간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입법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농식품부의 건의를 받아 거부권을 행사했다.

한우 농가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한우 농가에 대한 지원 근거가 담긴 한우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농가는 한우(비육우) 한 마리를 키울 때마다 142만6000원씩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사료값이 오르는 가운데 한우 사육두수가 늘어 도매가격은 내려간 영향으로 분석됐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12년 만에 ‘한우 반납 집회’를 열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