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반의 큐텐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가 소비자와 관련 기업 피해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결제를 취소해도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티몬 등에서 구매한 상품권의 사용처도 속속 막히고 있다.

업계에선 티몬·위메프의 월 결제 추정액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P,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 신용카드 PG사(결제대행업체)들은 전날부터 티몬·위메프의 기존 결제 건 취소와 신규 결제를 일제히 막았다. 이들 플랫폼에서 신용카드로 상품을 신규 구매하는 것은 물론 이미 지급한 금액조차 환불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PG사들이 일제히 환불을 막은 이유는 티몬·위메프에서 결제 취소가 몰리며 취소액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PG업계 관계자는 “취소액을 다 받아줬다간 피해가 카드사와 PG사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도 일제히 티몬 결제를 중단했다.

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도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판매자가 정산금을 먼저 받고, 나중에 e커머스가 은행에 대금을 상환하는 것)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큐텐글로벌에서 시작된 정산금 지연이 위메프와 티몬으로 번지자 대형 여행사와 홈쇼핑에 이어 백화점도 소비재 판매를 중단했다. 티몬·위메프발(發) 쇼크는 관련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티몬이 현금 흐름을 위해 이례적으로 7.5%나 할인해 판매한 해피머니 상품권도 사용처와 포인트 전환이 줄줄이 막혀 소비자 피해가 예상된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티몬·위메프 대표와 주주 측에 자금조달 계획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소비자와 판매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서형교/도병욱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