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새우깡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마련한 ‘새우깡 어드벤쳐 in 고래섬’ 팝업 매장.  /사진=한경DB
농심이 새우깡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마련한 ‘새우깡 어드벤쳐 in 고래섬’ 팝업 매장. /사진=한경DB
최근 MZ(밀레니얼+Z)세대는 신축 아파트만 찾는다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화제입니다. 대도시 M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아왔고, 도심의 깨끗한 환경에 익숙해 신축 아파트만 선호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도 신축 아파트 가격이 노후 아파트에 비해 더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3% 상승했습니다. 5년 초과 10년 이하 준신축은 0.86%만 올랐고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는 0.46%만 상승했습니다.

MZ세대가 아파트만 신축을 선호하진 않습니다. 요즘 외식업은 손님이 없어 난리입니다. 재래시장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해 겨우 버티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나 영등포구 여의도 더 현대 백화점에 있는 팝업 매장들은 식사하려면 매장이 열리기 전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는 같은 식당이나 메뉴에 금세 식상함을 느끼기 때문에 팝업 매장 위주의 상권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특히 성수동은 오래된 공장 건물이나 주택에 팝업 매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데, 팝업 매장 쓰레기가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라고 합니다. 팝업 매장을 만들고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때문에 성동구에서 대책 회의까지 할 지경입니다.

얼마 전 여의도 더 현대에서는 '팝업 상륙작전'이라는 프로그램과 함께 미국·일본의 인기 매장을 유치했습니다. 새벽부터 이어진 오픈런에 아침부터 500명 넘는 대기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명 커피와 타코, 일본 츠키지 시장의 최고 돈카츠 등을 더 현대에서 먹으려면 5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백화점도 팝업 매장에 의존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한 상가 공실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한경DB
한 상가 공실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한경DB
상황이 이런데도 상당수 자영업자는 그저 경기가 안 좋아서, 인건비가 올라서, 또는 기후변화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MZ세대의 '얼죽신' 현상이 상업시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상가는 공실이 됩니다. 상가 주인들도 임대수익을 내기는커녕 관리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아파트 상가는 물론 일반 대형상가, 쇼핑몰 등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알리, 테무, 유튜브 쇼핑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하고 있습니다. 상가용 부동산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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