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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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와 수출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했다. 1분기 성장 서프라이즈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부문별 부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어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분기 GDP 1년 3개월만에 역성장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1.3% 증가에서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분기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0.5%) 이후 5분기만이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 소비가 0.2% 감소했다. 교육 등 서비스 소비가 증가했지만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소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전분기 0.7% 증가에서 크게 줄었다. 정부소비는 0.7% 증가했다.

투자는 건설과 설비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감소하면서 -1.1%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2.1% 감소했다. 수출입은 동반 증가했지만 수입의 증가 폭이 더 컸다.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9% 늘었지만 수입은 원유 등을 중심으로 이보다 많은 1.2% 늘었다.


부문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의 기여도가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내수는 -0.1%포인트로 나타났다. 민간소비가 -0.1%포인트,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0.4%포인트로 나타났다. 재고 등이 증가해 0.3%포인트를 회복한 정도였다. 순수출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집계됐다. 수출이 성장률을 0.4%포인트 상승시켰지만 수입이 0.5% 하락에 기여했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1.3% 감소했다.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손익이 손해로 나타나면서 실질 GDP 보다 낙폭이 컸다.

한은 "기저효과 탓"…시장 예상치 하회

한은은 이같은 역성장에 대해 "1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1분기에 1%가 넘는 예상 외의 성장을 했기 때문에 다음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3%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0.2%의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악화한 것이다.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 등은 대체로 -0.1~0.2% 수준을 전망했다. HBSC 정도만 -0.2%를 제시했다.

지난 5월 한은이 내놓은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 달성에도 실패했다. 당시 한은은 2.9%를 제시했는데, 1분기 1.3% 성장과 2분기 -0.2% 역성장을 종합한 결과 상반기 성장률은 2.8%에 그쳤다.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나쁜 것으로 나오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어서다. 부동산 가격 기대가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가 식으면서 금리를 내리지도 유지하지도 못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