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와 오피스텔이 밀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모습. 사진=한경DB
빌라와 오피스텔이 밀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모습. 사진=한경DB
전세 사기 우려로 비아파트 기피가 시장에 확산한 가운데 지난 2분기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경매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4259건에 달했다. 2001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다 규모다.

2022년 2분기만 하더라도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1234건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늘어나며 그해 4분기 2002건을 기록하며 200건을 넘겼다.

지난해 2분기에는 2733건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4분기 3881건에 달하며 재차 3000건을 넘어섰다. 지난 2분기 4000건마저 넘어선 가운데 7월 경매 건수도 1371건에 달해 3분기도 4000건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빌라 경매가 급증한 것은 전세 사기 우려가 확산하면서 비아파트 기피가 심해진 탓이다. 거래 절벽으로 인해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내렸고, 역전세가 속출하면서 결국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늘어난 것이다.

그나마 지난해 2분기 10%까지 내려갔던 경매 매각률은 지난 2분기 25.7%까지 회복됐다. 7월에도 29.6%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되돌려준 뒤 경매 신청한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을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HUG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경매를 통해 수도권 빌라 약 1000가구를 사들였다.

지지옥션은 빌라 전세가가 높았던 2021~2022년 거래된 물량이 최근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경매 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2021∼2022년 비싼 보증금으로 계약한 전세 물량이 지금 만기를 맞았다"며 "깡통 전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이나 HUG가 경매를 신청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