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 상고심도 투자자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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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이어 주주 승소 취지 파기환송
원심보다 손해액 인정범위 확대될 듯
원심보다 손해액 인정범위 확대될 듯
대우조선해양 투자자들이 회사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대법원은 허위 공시 다음 날부터 적자 전망 보도가 나온 날까지 기간에 대한 손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 부분은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받게 될 배상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 투자자 291명이 한화오션과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심 판결을 일부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회계연도에 당기순이익 약 1조347억원, 2014 회계연도에 당기순이익 약 8001억원을 과대계상하는 등 2008~2016년 약 8년에 걸쳐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안진회계법인은 이 같은 분식회계가 포함된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 2014년 3월 31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포함된 재무제표와 부실 감사보고서가 공시(허위 공시)됐다. 이듬해 5월 4일 회사에 대한 적자 전망 보도가 나왔고, 7월 15일 분식회계 의심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왔다.
2016년 4월 14일 회사는 2013년과 201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오류가 있음을 공시(오류정정공시)했다.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나면서 회사 주식 거래는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 45억원을 부과하고 김열중 당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해임 권고, 2008~2016년 재무제표 수정 등 조치를 내렸다. 안진회계법인에 대해서는 1년간 감사 영업 정지 조치를 내렸다.
투자자들 2017년 3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손해배상액으로 102억원을 인정했다.
2심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자 전망 보도 다음날인 2015년 5월 5일부터 정상주가 형성일인 2015년 8월 21일까지 주가 하락분 등에 대해 손해액이 추정된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허위 공시 다음날인 2014년 4월 1일부터 적자 전망 보도 전일인 2015년 5월 3일까지 주식 매각 부분 또는 주가 하락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는 인과관계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손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인용액은 92억원으로 1심보다 줄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허위 공시 다음날부터 적자 전망 보도 전일까지 기간도 손해액 산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종전 판례를 인용해 "손해액에 관한 추정은 법률상 추정으로 허위 공시 이후의 주가 하락이 허위 공시 때문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간 피고 회사의 회계 불투명성이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로 볼 수 있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조선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의 주가 하락 추이와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주가 하락이 회계 불투명성이나 재무불건정성과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상고심 재판부는 또 "2016년 4월 14일 정정 공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허위 공시를 현실적으로 인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가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부분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제척기간인 '해당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의 해석에 관해 '현실적 인식'의 의미를 최초로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 투자자 291명이 한화오션과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심 판결을 일부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회계연도에 당기순이익 약 1조347억원, 2014 회계연도에 당기순이익 약 8001억원을 과대계상하는 등 2008~2016년 약 8년에 걸쳐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안진회계법인은 이 같은 분식회계가 포함된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 2014년 3월 31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포함된 재무제표와 부실 감사보고서가 공시(허위 공시)됐다. 이듬해 5월 4일 회사에 대한 적자 전망 보도가 나왔고, 7월 15일 분식회계 의심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왔다.
2016년 4월 14일 회사는 2013년과 201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오류가 있음을 공시(오류정정공시)했다.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나면서 회사 주식 거래는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 45억원을 부과하고 김열중 당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해임 권고, 2008~2016년 재무제표 수정 등 조치를 내렸다. 안진회계법인에 대해서는 1년간 감사 영업 정지 조치를 내렸다.
투자자들 2017년 3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손해배상액으로 102억원을 인정했다.
2심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자 전망 보도 다음날인 2015년 5월 5일부터 정상주가 형성일인 2015년 8월 21일까지 주가 하락분 등에 대해 손해액이 추정된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허위 공시 다음날인 2014년 4월 1일부터 적자 전망 보도 전일인 2015년 5월 3일까지 주식 매각 부분 또는 주가 하락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는 인과관계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손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인용액은 92억원으로 1심보다 줄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허위 공시 다음날부터 적자 전망 보도 전일까지 기간도 손해액 산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종전 판례를 인용해 "손해액에 관한 추정은 법률상 추정으로 허위 공시 이후의 주가 하락이 허위 공시 때문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간 피고 회사의 회계 불투명성이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로 볼 수 있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조선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의 주가 하락 추이와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주가 하락이 회계 불투명성이나 재무불건정성과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상고심 재판부는 또 "2016년 4월 14일 정정 공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허위 공시를 현실적으로 인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가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부분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제척기간인 '해당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의 해석에 관해 '현실적 인식'의 의미를 최초로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