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자녀 둔 해리스 겨냥한 밴스 옛 발언 회자…"시대 못따라가" 반박도
극우 플랫폼 중심 여성혐오·반유대주의 공격도 늘어
'마멀라' 애칭 아들딸에도…트럼프측, 해리스에 무자녀 프레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자 공화당 진영의 거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생물학적 자녀는 없지만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 둘을 키워냈다.

그런 그에게 자식이 없어 대통령으로 부적합하다는 공격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 혐오적이거나 유대인인 남편을 겨냥한 반(反)유대주의 공격도 극우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J.D. 밴스 상원의원의 과거 인터뷰 발언이 다시 회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에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생물학적인 자녀가 없는 몇몇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 "아이가 없어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은 이들을 '자식이 없는 고양이 아가씨(cat ladies)'라고 칭하기도 했다.

공화당 지지층은 이 인터뷰 영상을 다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았다.

보수 논평가인 윌 체임벌린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하는 단순하지만,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이유는 자식이 없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그리고 엠호프와 전처 사이에 태어난 두 자녀를 함께 양육해왔다.

결혼 당시 중학생, 초등학생이었던 아들 콜과 딸 엘라는 이제 성인이 됐다.

이들 남매는 해리스가 2020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때부터 화제가 됐는데, 새엄마라는 말 대신 엄마와 카멀라를 합친 '마멀라'(Momala)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 자녀를 따지는 공화당의 이런 주장이 변화하고 있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온라인에선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도 생물학적 자녀가 없었고, 부인인 마사가 전 남편과의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을 함께 양육했다는 반박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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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부부를 향한 성차별, 인종차별적 공격도 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극우 성향의 SNS 플랫폼인 갭(Gab) 등을 중심으로 이들 부부에 대한 반유대주의적이거나 여성 혐오적인 게시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성적인 면을 앞세워 성공을 이뤘다는 근거 없는 비난과 함께, 남편 엠호프를 향해서는 남성성이 부족하다는 뜻을 내포한 속어 '약골'(cuck)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아냥거리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텔레그램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지지해온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를 거론하며 그가 힘 있는 유대인들과 놀아났다는 등의 근거 없는 비방도 공유되고 있다.

엠호프가 유대인이라는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가 '유대인 쿠데타'라는 음모론이 떠돌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유대인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나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택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미 비영리단체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9∼21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증오 발언은 트루스소셜에서 33%, 텔레그램에서 50% 증가했다.

갭에서는 292%나 늘었다.

GPAHE의 공동 설립자인 하이디 바이리크는 "여성 정치인은 수년간 여성 혐오의 표적이 돼왔으며 남성 후보자들보다 훨씬 더 심한 증오와 성차별의 대상이 돼왔다"고 지적했다.

바이리크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끔찍한 성차별적인 비방이 제기되고 있다며 "애석하게도 이것이 인종차별과 혐오가 만연하는 요즘 온라인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