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LG그룹의 배터리 형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늘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양사 모두 시장 전망치에 밑도는 초라한 성적표를 냈지만,

하반기 다양한 반등의 묘수를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바로 확인하시죠.

<앵커>

네. 산업부 배창학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배 기자, 오늘 시장의 눈과 귀는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 쏠려 있습니다.

겹악재가 터지면서 엎친 데 덮친 형국이라면서요?

<기자>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이른바 LG 쌍둥이가 수렁에 빠졌습니다.

테슬라의 어닝 쇼크로 관련 주인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장 초반 멕을 못 추리다 실적 발표 이후 회복세를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중 LG화학의 주가는 연중 최저가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상장 이래 최저가를 찍었습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늘 오후와 오전 각각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나란히 초라한 성적을 내면서 안팎으로 고초를 겪게 됐습니다.

<앵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불황 장기화로 인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LG화학의 직전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밑돌았던 것입니까?

<기자>

LG화학은 2분기 매출액 약 12조 3,000억 원, 영업이익 약 6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약 15%, 90% 줄었습니다.

증권사 전망치(매출 12조 5,800억 원, 영업익 4580억 원)보다 한참 밑돈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분기 매출액 약 5조 원, 영업이익 32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수익성(영업익 180억 원)은 시장 기대치를 60% 가까이 웃돌았습니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사업 재편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석화 원료 생산 공장 가동률을 조절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합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다”며 “특히 중국의 가전과 자동차 사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앵커>

LG화학의 주력 사업이 수년째 이어지던 적자의 늪으로부터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데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연결 기준 실적의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합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의 직격탄을 맞아 모기업인 LG화학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전 분기 매출액 약 6조 1620억 원, 영업이익 약 1,95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0%, 약 60%씩 줄면서 실적은 반 토막이 났습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금액(약 4,480억 원)을 떼면 LG에너지솔루션은 사실상 2,5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구세주 격이었던 IRA 수혜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들의 전기차 생산량 조정에 따라 올해 IRA 세액 공제 전망치를 최대 50기가와트시(GWh)에서 35GWh로 낮춰 잡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원료 가격 하락 여파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 중반에서 20%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이에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영업익을 기존 추정치보다 20%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LG에너지솔루션이 반등해야 국내 2차전지 업계가 다시 날개를 펼 수 있을 텐데요.

여러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는데,

타개책이 있습니까?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전기차 캐즘 장기화 걱정과 우려 속 증설 규모를 축소하는 등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최근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에 짓던 공장의 건설을 중단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공장의 건설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기존 공장의 경우 생산 라인을 ESS용 등으로 바꿔 공장 가동률을 높이겠다“고 전했습니다.

소위 마른 수건을 짜내며 버틴다는 것으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꾀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반대로 호실적을 거뒀는데,

뜻밖의 암초를 마주한 곳이 있다면서요?

<기자>

바로 직전 분기 전 사업에서 흑자를 달성한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지난 상반기만에 올해 수주 목표치를 초과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습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직전 분기 약 1,960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0%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안을 가결했습니다.

노조 측은 다음달에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정하겠다며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한편 오늘 오후에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직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
LG 배터리 형제 '동반 실적 부진'...’파업 찬물‘ 현대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