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담낭은 암이 생겨도 초기엔 증상이 없다. 진단이 늦어지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담낭암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소화불량과 상복부, 오른쪽 늑골 아래 통증이다.

김완준 고려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25일 "소화불량이 생기면 대부분 먼저 위염을 의심해 치료를 시작한다"며 "장기간 위염 등 치료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한번쯤은 담낭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고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완준 교수
고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완준 교수
쓸개로도 불리는 담낭은 주머니처럼 생겼다.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소화에 도움을 준다. 담낭에 저장됐다가 식사를 하면 소화관으로 분비돼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 소화를 돕는다.

이런 기관에 암이 생기는 담낭암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5년 생존율이 5~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생존율이 낮다.

담낭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담석이 담낭암의 주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3㎝ 이상으로 크기가 큰 담석, 생성 시기가 오래된 담석 등은 담낭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다. 담석 유병률이 높은 나라는 담낭암 유병률도 높다.

용종도 담낭암 원인으로 꼽힌다. 담낭용종 크기가 1㎝ 이상일 때, 용종 크기가 점차 커질 때, 용종과 함께 복통 증상이 있을 때, 담석이 동반될 때, 용종이 발견된 나이가 50세 이상일 때 담낭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담낭암은 70세를 전후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나이 때엔 좀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담낭암 환자에겐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담석이 있으면 반복적이고 심한 통증, 오른쪽 등으로 퍼지는 통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진행되면 쇠약감과 체중 감소가 동반된다. 담낭암 환자 30~60%가 황달 증상을 호소한다.

담낭암이 생겨도 환자가 스스로 알아내긴 쉽지 않다. 건강검진을 할 때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초기 담낭암이 우연히 발견되는 환자가 많다.

담낭은 크기가 7~10㎝로 작고 복부 깊숙한 곳에 있어서 수술 전 조직검사를 통해 암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담낭암 치료 기본은 수술이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는 환자는 20~30% 정도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지는데 최근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주로 시행한다. 과거 복부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거나 염증이 너무 심해 좀더 안전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될 땐 개복수술로 진행한다. 통증과 상처를 줄이는 데 로봇 수술이 낫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로봇 수술이 늘고 있다.

암이 전이돼 수술이 힘들거나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성장을 막기 위해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담낭암에 효과 있는 항암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방사선 치료도 활용한다.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절제하기 어렵거나, 전이되지 않았다면 국소 재발을 막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한다.

김 교수는 "담낭암은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아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며 "조기 담낭암은 절제술 후 5년 장기 생존율이 90~100%이기 때문에 담낭 용종,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 받고 정기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