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티몬·위메프 재무팀까지 겸직…구영배 책임론 부상(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큐텐그룹 재무상황 불투명"…인터파크커머스 인수대금도 못 줘
위기 극복 못 하면 상장 차익 바라던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 손실 위험
티몬·위메프 미정산과 환불 대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티몬과 위메프 재무팀을 모기업 큐텐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이 겸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큐텐그룹은 또 지난해 야놀자에서 인터파크커머스를 사오면서 인수자금을 아직 정산하지 않았고, 티몬은 2023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지금까지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선 큐텐그룹의 불투명한 회계와 경영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그룹을 설립한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티몬과 위메프에는 재무팀(부)이 별도로 없고 큐텐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이 티몬과 위메프 재무팀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 대표는 2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재무팀이 별도로 없느냐'는 질문에 "위메프는 상품기획자(MD)와 마케팅만 자체 인력으로 운영하고, 재무 등 나머지는 큐텐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현재 큐텐 재무파트에서 일일 단위로 미정산 사태 등과 관련해 공유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몬·위메프 소속 직원들도 "미정산 사태가 터질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재무 상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지난주까지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이고, 티몬과 위메프 전체 피해 규모는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을 기업 인수나 경영자금으로 유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작년부터 모기업인 큐텐의 해외 판매대금 정산이 산발적으로 밀리기 시작해 이달 초 위메프, 최근 티몬의 정산과 환불 지연으로 번진 점을 고려할 때 연이은 기업 인수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게 아닌지 추정해볼 수 있다.
정산주기가 두 달 정도로 상대적으로 길어 상품 판매대금을 먼저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다.
업계는 구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자본잠식 상태의 1세대 이커머스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천300만달러(2천300억원)에 사들이면서 이번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큐텐그룹 모기업 큐텐이 싱가포르에 있는 비상장사여서 사업 확장 과정 등 경영과 재무구조가 불투명한 데다, 모기업 큐텐을 비롯해 티몬, 위메프 등 계열사들의 재무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다.
티몬은 이미 2017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이며 2022년 재무제표 기준 유동자산은 1천309억6천여만원인데, 유동부채가 7천193억3천여만원에 이른다.
작년 감사보고서도 기한을 넘겼으나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위메프 유동부채는 작년 말 기준 3천98억원으로 유동자산(617억원)의 5배에 이른다.
다만, 큐텐그룹이 2022년 9월 티몬, 작년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지만, 현금이 많이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티몬과 위메프는 현금을 들이지 않고 지분 교환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티몬을 인수할 때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최대주주 '몬스터홀딩스'의 티몬 지분과 큐텐·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했다.
위메프 인수 역시 최대주주인 '원더홀딩스'와 지분 4.8%를 보유한 IMM인베스트먼트가 큐텐·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재 큐텐의 최대주주는 구영배 대표이고, 몬스터홀딩스와 원더홀딩스가 주요 주주로 파악됐다
그러나 큐텐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 등 투자 성공을 기대하고 티몬·위메프에 투자한 사모펀드를 비롯한 모든 투자자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실제 큐텐은 지난해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으나, 매도자인 야놀자에 아직도 인수대금을 정산하지 않았다.
야놀자가 큐텐에서 받아야 할 매각 미수금은 작년 말 기준 1천680억원에 이른다.
야놀자는 지난해 4월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큐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야놀자는 매각 미수금에 대한 담보로 큐익스프레스와 인터파크커머스 주식 일부에 2천280억원가량의 담보를 인터파크트리플 명의로 설정한 상태다.
야놀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 이후 양사가 점검해야 하는 여러 사항을 확인해봤을 때 문제가 없었고 큰 리스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확산하는 상황에서 업계에선 그룹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구 대표는) 한국에 계시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도 사실 오늘 기자회견이 아니면 (구 대표와) 미팅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 G마켓(지마켓) 창업자로 명성을 얻었다.
2003년 인터파크 사내 벤처인 '구스닥'을 모태로 G마켓을 설립해 2009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구 대표는 2010년 싱가포르에 지오시스를 설립한 뒤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에서 인터넷 쇼핑몰 '큐텐'을 운영하고, 이들 쇼핑몰 상품 배송을 위한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도 만들었다.
/연합뉴스
위기 극복 못 하면 상장 차익 바라던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 손실 위험
티몬·위메프 미정산과 환불 대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티몬과 위메프 재무팀을 모기업 큐텐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이 겸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큐텐그룹은 또 지난해 야놀자에서 인터파크커머스를 사오면서 인수자금을 아직 정산하지 않았고, 티몬은 2023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지금까지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선 큐텐그룹의 불투명한 회계와 경영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그룹을 설립한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티몬과 위메프에는 재무팀(부)이 별도로 없고 큐텐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이 티몬과 위메프 재무팀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 대표는 2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재무팀이 별도로 없느냐'는 질문에 "위메프는 상품기획자(MD)와 마케팅만 자체 인력으로 운영하고, 재무 등 나머지는 큐텐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현재 큐텐 재무파트에서 일일 단위로 미정산 사태 등과 관련해 공유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몬·위메프 소속 직원들도 "미정산 사태가 터질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재무 상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지난주까지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이고, 티몬과 위메프 전체 피해 규모는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을 기업 인수나 경영자금으로 유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작년부터 모기업인 큐텐의 해외 판매대금 정산이 산발적으로 밀리기 시작해 이달 초 위메프, 최근 티몬의 정산과 환불 지연으로 번진 점을 고려할 때 연이은 기업 인수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게 아닌지 추정해볼 수 있다.
정산주기가 두 달 정도로 상대적으로 길어 상품 판매대금을 먼저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다.
업계는 구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자본잠식 상태의 1세대 이커머스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천300만달러(2천300억원)에 사들이면서 이번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큐텐그룹 모기업 큐텐이 싱가포르에 있는 비상장사여서 사업 확장 과정 등 경영과 재무구조가 불투명한 데다, 모기업 큐텐을 비롯해 티몬, 위메프 등 계열사들의 재무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다.
티몬은 이미 2017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이며 2022년 재무제표 기준 유동자산은 1천309억6천여만원인데, 유동부채가 7천193억3천여만원에 이른다.
작년 감사보고서도 기한을 넘겼으나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위메프 유동부채는 작년 말 기준 3천98억원으로 유동자산(617억원)의 5배에 이른다.
다만, 큐텐그룹이 2022년 9월 티몬, 작년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지만, 현금이 많이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티몬과 위메프는 현금을 들이지 않고 지분 교환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티몬을 인수할 때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최대주주 '몬스터홀딩스'의 티몬 지분과 큐텐·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했다.
위메프 인수 역시 최대주주인 '원더홀딩스'와 지분 4.8%를 보유한 IMM인베스트먼트가 큐텐·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재 큐텐의 최대주주는 구영배 대표이고, 몬스터홀딩스와 원더홀딩스가 주요 주주로 파악됐다
그러나 큐텐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 등 투자 성공을 기대하고 티몬·위메프에 투자한 사모펀드를 비롯한 모든 투자자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실제 큐텐은 지난해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으나, 매도자인 야놀자에 아직도 인수대금을 정산하지 않았다.
야놀자가 큐텐에서 받아야 할 매각 미수금은 작년 말 기준 1천680억원에 이른다.
야놀자는 지난해 4월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큐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야놀자는 매각 미수금에 대한 담보로 큐익스프레스와 인터파크커머스 주식 일부에 2천280억원가량의 담보를 인터파크트리플 명의로 설정한 상태다.
야놀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 이후 양사가 점검해야 하는 여러 사항을 확인해봤을 때 문제가 없었고 큰 리스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확산하는 상황에서 업계에선 그룹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구 대표는) 한국에 계시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도 사실 오늘 기자회견이 아니면 (구 대표와) 미팅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 G마켓(지마켓) 창업자로 명성을 얻었다.
2003년 인터파크 사내 벤처인 '구스닥'을 모태로 G마켓을 설립해 2009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구 대표는 2010년 싱가포르에 지오시스를 설립한 뒤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에서 인터넷 쇼핑몰 '큐텐'을 운영하고, 이들 쇼핑몰 상품 배송을 위한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도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