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흔들릴 땐,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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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
카우식 바수 지음
최은아 옮김/인플루엔셜
308쪽|1만8500원
카우식 바수 지음
최은아 옮김/인플루엔셜
308쪽|1만8500원
“삶이 흔들릴 땐,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라.”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쓴 카우식 바수는 유명한 경제학자다.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현재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 게임 이론, 산업 조직, 개발 경제 등의 분야에서 활동했다.
책은 게임 이론 등 경제학 이론과 각종 철학을 통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고,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논한다. 저자는 ‘이성을 활용한 추론 능력’을 강조한다. 어떤 일과 맞닥뜨렸을 때 차분히,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열등감은 추론을 잘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여름날, 이름난 해변에 가면 괜히 주눅이 든다. 모두 멋지고 잘 생기고 예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매력도를 1~8점으로 매겼을 때, 하위 50%인 1~4점에 속한 사람은 해변을 한 번 방문한 뒤 다시는 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다음엔 5~8점인 사람들만 해변에 가는데, 다시 하위 50%인 5·6점 사람은 해변을 찾지 않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에는 결국 8점인 사람만 해변에 나타난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결정론’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고도 소개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시험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낙제한다. 하지만 낙제가 예정돼 있으니 무슨 행동을 하든 낙제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류다. 시험 공부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면, 예정된 것은 시험 공부를 안 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의 선택이다.
결정론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그런 만큼 분노, 후회, 회한,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권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실행 가능한 일련의 행동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동양 문화권의 ‘진인사대천명(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이란 말과 비슷하다.
책은 가벼운 듯하면서 난해하다. 집단의 도덕성을 논하는 부분도 그렇다. 그는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선한 의도를 갖고 행동해도 집단 전체로는 비도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게임 이론을 통해 보여준다. 기후 변화를 완화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어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식을 가득 담아 전하거나 어떤 주장을 펴는 책은 아니다. 일흔이 넘은 노학자가 평소의 생각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풀어낸 책에 가깝다. 그 ‘사유의 즐거움’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책은 게임 이론 등 경제학 이론과 각종 철학을 통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고,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논한다. 저자는 ‘이성을 활용한 추론 능력’을 강조한다. 어떤 일과 맞닥뜨렸을 때 차분히,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열등감은 추론을 잘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여름날, 이름난 해변에 가면 괜히 주눅이 든다. 모두 멋지고 잘 생기고 예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매력도를 1~8점으로 매겼을 때, 하위 50%인 1~4점에 속한 사람은 해변을 한 번 방문한 뒤 다시는 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다음엔 5~8점인 사람들만 해변에 가는데, 다시 하위 50%인 5·6점 사람은 해변을 찾지 않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에는 결국 8점인 사람만 해변에 나타난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결정론’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고도 소개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시험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낙제한다. 하지만 낙제가 예정돼 있으니 무슨 행동을 하든 낙제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류다. 시험 공부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면, 예정된 것은 시험 공부를 안 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의 선택이다.
결정론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그런 만큼 분노, 후회, 회한,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권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실행 가능한 일련의 행동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동양 문화권의 ‘진인사대천명(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이란 말과 비슷하다.
책은 가벼운 듯하면서 난해하다. 집단의 도덕성을 논하는 부분도 그렇다. 그는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선한 의도를 갖고 행동해도 집단 전체로는 비도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게임 이론을 통해 보여준다. 기후 변화를 완화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어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식을 가득 담아 전하거나 어떤 주장을 펴는 책은 아니다. 일흔이 넘은 노학자가 평소의 생각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풀어낸 책에 가깝다. 그 ‘사유의 즐거움’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