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미국발 증시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으며 800선이 붕괴했다. 시가총액 상위 2차전지주가 대거 상승했지만 그동안 오른 종목들이 추가 상승 의구심에 크게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25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08% 급락한 797.2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밑돈 것은 올 2월 1일 후 약 6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최고치인 916.09(3월 26일 종가)에 비해선 13% 하락했다.

올해 들어 급등한 종목들이 이날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바이오주와 반도체 관련주, K뷰티 관련주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세 배 가까이 오른 코스닥 시총 2위 알테오젠이 9.52% 급락했고, 같은 기간 두 배 상승한 시총 5위 삼천당제약은 6.05% 떨어졌다. 올 상반기 국내 전체 시장에서 상승률 1위(526.67%)와 2위(459.65%)를 기록한 실리콘투와 테크윙은 각각 9.11%, 9.63%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1위와 3위인 에코프로비엠(1.29%)과 에코프로(3.34%)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차전지 관련주가 반등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303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고 무려 1290개 종목의 종가가 하락했다.

개인들이 연일 코스닥시장에서 ‘물타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닥 중소형주를 팔고 실적 전망이 밝은 유가증권시장 대형 우량주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960억원과 50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39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랠리에서 소외된 코스닥시장이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동반 타격을 받고 있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