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중국발(發)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역에서 K뷰티 열풍이 거세게 불지만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아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뷰티 글로벌 열풍 거센데…中 의존도 높은 LG생건 울상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7597억원, 영업이익 1585억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영업이익은 0.4% 늘었다. 상반기(1~2분기 합산)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은 0.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9% 증가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올해 글로벌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국내 주요 신진·중소 브랜드사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들샷’으로 유명한 브이티의 2분기 매출이 47.1%, 영업이익은 126.5%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북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마녀공장은 매출이 52%, 영업이익은 8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이 미국, 일본 등의 매출 비중이 낮아 글로벌 K뷰티 열풍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 중 중국향(중국 현지+면세) 비중은 46%에 달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에서 주력 브랜드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의 재정비를 단행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달 열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 축제’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티몰에서 더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킨케어 브랜드 매출 상위 5위권에 들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 다변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국내 색조 브랜드 힌스를 인수하며 첫발을 뗐다. 북미에서는 빌리프와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나 아시아 시장에서 강점이 있는 브랜드의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수합병(M&A) 효과를 누리기 시작했다. 증권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1111%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북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코스알엑스가 5월부터 아모레퍼시픽 연결 실적에 편입된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