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겹악재에 짓눌린 반도체株, 지금 사 말아…"당분간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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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명 중 4명, 보수적 접근 추천
수익성 우려·정치적 불확실성 등 겹악재

美 대선 전까지 변동성 커질 가능성 높아
옥석 가리기 필요할 때…실적 따져야
[마켓PRO] 겹악재에 짓눌린 반도체株, 지금 사 말아…"당분간 조정 불가피"
한경 마켓PRO는 26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미국 대선 등 겹악재로 고전하는 반도체주 투자와 관련해 저가 매수 기회인지 물어봤다. 이에 전문가 4명은 반도체 섹터가 갈수록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나머지 1명은 실적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때라며 저가 매수 기회가 조만간 올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종목을 모은 'KRX 반도체지수는 이달 들어 13.7% 급락했다. 6년 만에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전날 9% 가까운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시장에선 그동안 지수 랠리를 주도하던 인공지능(AI) 붐이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되는 등 미국 빅테크들의 AI에 대한 투자 효과 의문이 커진 데다가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욱 강력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 반도체 섹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에서 AI 랠리가 한계에 직면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전날 SK하이닉스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단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증한 것 역시 반도체 섹터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의 방위비 인상을 위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대만이 전부 가져갔다"고 언급하는 등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강력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통상 미국 대선 직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단 것은 국내 반도체주엔 악재로 본다"면서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대중 수출규제 등도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생성형 AI의 성장성이 높은 만큼 반도체주의 주가 조정이 단기 이벤트로 끝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반도체 섹터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 이슈는 예상외로 빨리 끝날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 생산이 가능하며, 실적이 늘어나는 반도체 관련주를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