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모인 피해자들. 사진=김세린 기자
2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모인 피해자들. 사진=김세린 기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겪는 위메프가 여행상품을 결제한 고객 중 1400여명의 환불을 완료했다.

위메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서 25일 오후 7시 기준 1400명 넘는 고객이 환불받았다고 밝혔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 오전에 700명, 오후에 700명에 대한 환불이 완료됐다"며 "자정부터 (빠른 환불을 위한) 많은 시도를 했는데, 지연돼 죄송한 마음이다. 피해자 분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오늘과 내일 중으로 여행상품에 대한 환불을 완료하겠다는 계획. 류 대표는 “(피해 접수와 관련해) 수기로 작성한 200명, 온라인 접수(QR코드) 300명 총 500명의 환불 건을 오늘 내 정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위메프는 전날 밤부터 현장에 몰려온 고객들에게 결제자 이름과 연락처, 예약번호, 상품명, 환불요청 수량, 예금주 이름과 계좌번호를 종이에 적게 한 뒤 순차로 환불금을 입금해주고 있다. 류 대표는 "현재 본사 현장과 대응팀을 포함해 15명 정도의 직원이 환불을 처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전날 밤부터 이날 저녁까지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마주하는 등 피해자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받기 바빴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는 본사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환불 접수 방식을 QR코드를 통한 온라인 접수로 전환하고, 종이 신청은 받지 않고 있다. 위메프에 종이와 QR코드로 접수한 환불 신청서는 위메프 직원이 상품과 결제 정보 등을 확인한 뒤 신청한 환불 은행 계좌로 현금을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성난 피해자들 달래기에 나선 류화현 위메프 대표. 사진=김세린 기자
성난 피해자들 달래기에 나선 류화현 위메프 대표. 사진=김세린 기자
고객들은 4∼6시간 대기한 뒤 환불받고 있다. 명당 환불 절차를 진행하는 시간은 5~7분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불 과정에서 오류 발생으로 인해 8~10시간 가까이 대기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7시 기준 현재까지 위메프 본사에는 수백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종이 접수와 QR 접수가 뒤섞인 상황이어서 실제 환불이 완료되기까지는 고객마다 편차가 있다는 게 위메프 측 설명이다. 이에 한때 현장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소비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반면 기나긴 기다림 끝에 환불받았다는 소식이 들리면 한마음 한뜻으로 손뼉을 쳤다. 오전 8시부터 환불 절차를 기다리다 400여만원을 돌려받은 한 피해자가 "드디어 받았다"고 외치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환불 완료 여부는 위메프 홈페이지의 마이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장에 방문하지 않은 여행상품 고객의 경우 홈페이지의 마이페이지 내에서 환불 신청을 해야 한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위메프에서 티몬 고객들의 환불 신청서를 받아 티몬 측에 전달했지만, 티몬 고객이 몰리면서 현재는 이 절차를 중단했다. 위메프 본사 앞에는 ‘티몬 환불은 이곳에서 처리되지 않습니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었다.

티몬 고객이 환불받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 환불 절차를 밟는 수밖에 없다. 다만 티몬의 경우 본사 문이 닫혀있어 현장에서 환불 신청을 할 현장 창구가 없는 상태다. 모바일앱과 홈페이지 일대일 톡 상담, 고객센터 등을 통해 환불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티몬 본사에는 피해자 수백 명이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은 1600억∼17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