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꾼 투수' 고영표의 변신… ABS 높은 코스 공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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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도입으로 바뀐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만 공략해선 살아남을 수 없어"
투구폼, 투구 패턴 모조리 변화…높은 공으로 SSG 요리 올 시즌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프로야구 모든 구성원에게 숙제를 안겼다.
과거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던 공이 볼로, 볼로 판정했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독되는 경우가 생기면서다.
특히 높은 코스의 공이 그렇다.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가 된다.
그런데 높게 날아온 공이 떨어지면서 두 면 윗부분을 '살짝' 걸치는 경우에도 스트라이크가 된다.
높은 공이 ABS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고, 이에 타자가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2024 프로야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높은 코스' 공략은 kt wiz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도 큰 숙제였다.
사이드암 투수인 고영표는 지난해까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낮은 코스의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땅볼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고영표의 장점은 ABS 도입으로 허물어졌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로 지난해까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던 공이 대부분 볼이 됐다.
고영표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몰리기 시작했고, 피안타율은 폭등했다.
그는 팔꿈치 부상을 회복하고 복귀한 지난 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내줬고, 이달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5⅔이닝 동안 12개,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5이닝 11개의 안타를 얻어맞았다.
고영표는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진 느낌을 받았다"라며 "낮은 코스만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고영표는 이 감독의 조언에 따라 몸의 무게 중심을 낮춰서 공에 힘을 넣는 훈련을 했다.
공이 떠오르는 각도를 크게 해 높은 코스를 노린다는 개념이었다.
쉽진 않았다.
공이 조금이라도 덜 떠오르면 가운데로 몰려 타자가 공략하기 쉬운 실투가 됐다.
고영표는 "어쩔 수 없었다.
높은 공을 던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구 개념과 투구폼을 뜯어고친 뒤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높은 코스에 많은 공을 던졌다.
SSG 타자들은 고영표의 떠오르는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kt가 4-1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위기 추신수 타석 때 던진 마지막 공이 백미였다.
고영표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2㎞ 직구를 던졌다.
솟구쳐 오른 공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꿰뚫고 지나갔다.
추신수는 높은 공에 화들짝 놀라며 움츠러들었고, 주심은 ABS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고영표가 준비했던 바로 그 공이었다.
추신수는 타석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고영표는 7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kt는 4-2로 승리해 단독 5위를 꿰찼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투구폼을 바꾸고 의도적으로 직구를 높게 던진 것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그동안 부상과 부진 때문에 제 몫을 못 했는데 올 시즌 남은 기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투구폼, 투구 패턴 모조리 변화…높은 공으로 SSG 요리 올 시즌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프로야구 모든 구성원에게 숙제를 안겼다.
과거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던 공이 볼로, 볼로 판정했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독되는 경우가 생기면서다.
특히 높은 코스의 공이 그렇다.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가 된다.
그런데 높게 날아온 공이 떨어지면서 두 면 윗부분을 '살짝' 걸치는 경우에도 스트라이크가 된다.
높은 공이 ABS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고, 이에 타자가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2024 프로야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높은 코스' 공략은 kt wiz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도 큰 숙제였다.
사이드암 투수인 고영표는 지난해까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낮은 코스의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땅볼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고영표의 장점은 ABS 도입으로 허물어졌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로 지난해까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던 공이 대부분 볼이 됐다.
고영표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몰리기 시작했고, 피안타율은 폭등했다.
그는 팔꿈치 부상을 회복하고 복귀한 지난 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내줬고, 이달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5⅔이닝 동안 12개,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5이닝 11개의 안타를 얻어맞았다.
고영표는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진 느낌을 받았다"라며 "낮은 코스만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고영표는 이 감독의 조언에 따라 몸의 무게 중심을 낮춰서 공에 힘을 넣는 훈련을 했다.
공이 떠오르는 각도를 크게 해 높은 코스를 노린다는 개념이었다.
쉽진 않았다.
공이 조금이라도 덜 떠오르면 가운데로 몰려 타자가 공략하기 쉬운 실투가 됐다.
고영표는 "어쩔 수 없었다.
높은 공을 던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구 개념과 투구폼을 뜯어고친 뒤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높은 코스에 많은 공을 던졌다.
SSG 타자들은 고영표의 떠오르는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kt가 4-1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위기 추신수 타석 때 던진 마지막 공이 백미였다.
고영표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2㎞ 직구를 던졌다.
솟구쳐 오른 공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꿰뚫고 지나갔다.
추신수는 높은 공에 화들짝 놀라며 움츠러들었고, 주심은 ABS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고영표가 준비했던 바로 그 공이었다.
추신수는 타석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고영표는 7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kt는 4-2로 승리해 단독 5위를 꿰찼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투구폼을 바꾸고 의도적으로 직구를 높게 던진 것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그동안 부상과 부진 때문에 제 몫을 못 했는데 올 시즌 남은 기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