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이틀째 강세…中 경제 둔화 우려 상쇄한 美 경제 호조 [오늘의 유가]
美 2분기 경제성장률 2.8% 잠정 집계
1분기(1.4%)·예상치(2.1%) 모두 웃돌아
中 기준금리 이어 정책금리도 '깜짝 인하'
"中 원유 수요 감소하나" 우려 커져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다만 중국의 정책금리 '깜짝 인하'로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69달러(0.89%) 오른 배럴당 7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0.66달러(0.81%) 오른 배럴당 82.37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이틀째 강세…中 경제 둔화 우려 상쇄한 美 경제 호조 [오늘의 유가]
이날 발표된 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과 시장 예상치를 모두 웃돈 것이 유가 상승세를 이은 요인이었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1.4%)의 두 배로 다우존스 전문가 예측치(2.1%)를 0.7%포인트 웃돌았다.

미국 상무부는 전 분기 대비 2분기의 민간 재고와 기업 투자, 개인 소비가 확대된 것이 예상을 웃돈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 주요 성장동력인 개인 지출이 전 분기보다 2.3% 늘었다. GDP 물가지수는 2.3%로 시장 예상치(2.6%)를 밑돌고 1분기(3.1%)보다 낮아지며 인플레이션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금리가 낮아지면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며 원유 수요가 늘어나 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밥 야거 미즈호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는 "2분기 GDP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준비가 됐다는 인식을 뒷받침한다"며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있고 Fed가 9월에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큰 데다 경제도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생성형AI 제작
/생성형AI 제작
다만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지며 이날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이날 주요 정책금리도 '깜짝 인하'하면서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미국 GDP 발표에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종전 연 2.5%에서 0.2%포인트 내린 연 2.3%로 결정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인하다.

시장은 중국의 정책금리 인하를 반기는 대신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경제 환경을 우려했다. 장 초반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달러 넘게 하락했다. 아킬레아스 조골로풀로스 XM 투자 분석가는 "시장은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로 골칫거리인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원유 수요보다 글로벌 원유 재고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중국 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실망스럽다"면서도 "원유 재고가 더 많이 감소해 수요가 공급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