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3주만에 최저가로 하락 [원자재포커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금 가격이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하게 성장하며 미 중앙은행(Fed)가 7월이 아닌 9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되면서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고 Fed가 당분간 금리를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자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금값 3주 만에 최저치 기록/ 자료=마켓워치
금값 3주 만에 최저치 기록/ 자료=마켓워치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금 8월 인도분 선물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351.90달러까지 거래된 후 전일 대비 2.6% 하락한 2353.50달러에 마감했다. 7월 3일 이후 최저가다. 금값은 지난 17일 일 중 최고치인 2488.4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트로이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에도 이날 금은 하락 폭이 커지며 2400달러선을 밑돌게 됐다.

제이크 헨리 테우크리움 상무이사는 "GDP가 상승세를 보이며 Fed가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고금리는 금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GDP가 2분기에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 전문가 예측치인 2.1%를 웃도는 데다 전분기 성장률(1.4%)의 2배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며 오는 31일 7월 '깜짝'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은 0에 수렴하게 됐다.

금값 하락에는 그간 가격 상승을 노리고 금에 투자했던 투기 수요와 글로벌 수요가 빠진 영향도 있다. 헨리 이사는 "금 시장 참여자들이 이익을 얻으려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위험 자산을 매도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금이 트로이온스당 24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도 투자자들이 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전반적인 경향으로 풀이된다"고 마켓워치에 설명했다.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한 데 이어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3% 떨어졌고, S&P500지수는 0.51% 떨어졌다.

온라인 금 거래소 불리언발트의 리서치 디렉터 에이드리언 애쉬는 "금 가격이 치솟고 중국의 경기가 악화하면서 금 수요는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완화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2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고, 미국은 9월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티인덱스 분석가는 "금 가격 약세는 제한적"이라며 "곧 강세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