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스1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체질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과거 와인에 도전했다가 뻗은 일화가 용산 대통령실 만찬 자리에서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일화를 직접 전하며, 한 대표에게 친근감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만찬 참석자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열린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만찬에서 맞은편에 앉은 한 대표가 소주잔에 물을 따라 건배하려 하자 "제로콜라 좀 갖다주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제로콜라는 한 대표가 선호하는 음료수다.

김 최고위원은 "옛날 검사 시절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누구누구와 같이 앉아 있었는데, 그날 나온 와인이 너무나 좋은 것이었다더라"며 "한동훈 대표는 술도 못 마시면서도 '신의 물방울' 만화를 봤기 때문에 '너무 좋은 와인인데 내가 아무리 술을 못 마시더라도 이것은 좀 먹어봐야 하겠다'면서 먹어보더니 뻗었다더라"라고 말했다.

'신의 물방울'은 와인을 소재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 코단샤의 주간지 '모닝'에 연재된 만화다. 선풍적 인기를 끌어 와인 붐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만 200만 부, 전 세계적으로는 1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와인 일화'를 전한 것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다가가기 위함이었다고 해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오해를 풀자는 마음이 없었다면 바로 이렇게 일찍 만찬 자리를 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둘이서 웃으며 공통의 좋은 기억을 회상해 지금 있는 나쁜 기억을 덮는 방식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부단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한 대표에 대해서 정말 배려하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많이 노력했다. 한 대표도 정말 대통령께 깍듯하게 배려를 하는 것이 많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