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통의 추억…LPG도 미국산 물량 '지붕 뚫고 하이킥'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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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에너지 자원 액화석유가스(LPG)
미국 수출 계속 늘고 이란과 러시아도 공급 확대
LPG 가격 내리고 가스 차량 인기 올라갈까
미국 수출 계속 늘고 이란과 러시아도 공급 확대
LPG 가격 내리고 가스 차량 인기 올라갈까
미국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시추가 시작된 지난 10여년 동안에 세계 최대의 LPG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영하 162도의 저온·고압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한 탓에 미국이 아직 카타르와 호주를 못 따라가고 있지만, 프로판(프로페인)과 부탄(뷰테인) 등 석유가스는 상온에서 대기압의 6배 정도 압력만으로 액체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에선 도시가스 인프라가 갖춰지기 전인 1980년대 이전엔 가정집도 가스통을 배달받아 사용했다. 가스배달 오토바이는 중화음식점 배달 오토바이와 함께 빈번하게 주택가를 누볐다. 지금도 농촌과 산업현장 등에선 LPG가 사용되며 택시와 렌터카 등 승용차와 소형 화물차 등의 연료로 쓰인다. 2019년부터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LPG 수출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한·중·일 동아시아 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LPG 수출은 2022년 대비 49% 증가했고, 유럽으로의 수출은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과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로 유명하며 수요량도 많다. 한국의 E1과 SK에너지 등 수입사들은 지난해 LPG 총 수입량의 87.7%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동아시시아엔 LPG를 원료로 폴리프로필렌을 만드는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도 몰려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포장재, 합성 섬유 등에 쓰이는 소재다. 국내에 등록된 LPG 차량만 약 186만여대에 달한다. 기존 산업·운송·난방용 LPG 수요와 더불어 최근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데도 LPG가 대량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다만 미국의 공급 증가에도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국내 LPG 가격은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자동차 LPG 충전소 기준으로 가스 가격은 지난주 평균 리터당 982원으로 연초 리터당 970.7원에 비해 오히려 오른 상태다.
러시아는 중국과 공동 투자로 태평양 연안에 첫 LP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중국 석유화학회사 하이웨이(Haiwei)와 러시아 극동 지역 해상 터미널에 LPG를 운송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러시아 민간기업 렘스탈(Remstal)이 약 5년 전 터미널 건설을 진행하던 중 자금 부족으로 공사를 멈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5월 중국 방문에 앞서 체결된 이 계약으로 연간 100만t 생산 능력을 갖춘 터미널에 70억루블(약 1126억원)을 투자하게 됐다. 총 투자액은 약 300억루블이다.
터미널을 통해 중국 동부와 남부는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LPG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러시아는 기대한다. 중국 역시 미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선 러시아산 LPG 수입을 늘려야 한다. 지금은 철도와 도로 등 육로를 통해서만 러시아산 LPG를 수입한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LPG 수입량은 300만t으로 전월보다 46% 증가했고, 현재 이 수요 가운데 160만t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란은 작년에 LPG 연료의 중동 최대 공급국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이 선박 추적 데이터와 시장 정보 분석한 결과 이란의 수출량은 28% 급증해 1100만t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원유 생산량 역시 지난해 하루 300만 배럴을 넘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와 LPG 수출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거침없이 늘어나는 미국산 액화가스 수출물량
S&P글로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의 LPG 수출량은 2020만t으로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연중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LPG 수출량(1~4월 기준)은 2022년 1660만t에 이어 2023년 1900만t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미국의 LPG 수출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한·중·일 동아시아 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LPG 수출은 2022년 대비 49% 증가했고, 유럽으로의 수출은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과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로 유명하며 수요량도 많다. 한국의 E1과 SK에너지 등 수입사들은 지난해 LPG 총 수입량의 87.7%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동아시시아엔 LPG를 원료로 폴리프로필렌을 만드는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도 몰려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포장재, 합성 섬유 등에 쓰이는 소재다. 국내에 등록된 LPG 차량만 약 186만여대에 달한다. 기존 산업·운송·난방용 LPG 수요와 더불어 최근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데도 LPG가 대량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다만 미국의 공급 증가에도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국내 LPG 가격은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자동차 LPG 충전소 기준으로 가스 가격은 지난주 평균 리터당 982원으로 연초 리터당 970.7원에 비해 오히려 오른 상태다.
러시아와 이란, 물량 늘리기 가세
러시아와 이란도 가스 생산을 거침없이 늘리고 있어 LPG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로 서방국 수출은 줄었으나,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는 세계 최대 수요국 중국과 인구 대국 인도에 집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최대 LPG 기업 시부르(Sibur Holding)는 가스 운반선을 더 확보해 발트해 우스트-루가 항구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운반선 적재량을 25%가량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 수출량은 지난 5월 4만3000t에 달했다.러시아는 중국과 공동 투자로 태평양 연안에 첫 LP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중국 석유화학회사 하이웨이(Haiwei)와 러시아 극동 지역 해상 터미널에 LPG를 운송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러시아 민간기업 렘스탈(Remstal)이 약 5년 전 터미널 건설을 진행하던 중 자금 부족으로 공사를 멈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5월 중국 방문에 앞서 체결된 이 계약으로 연간 100만t 생산 능력을 갖춘 터미널에 70억루블(약 1126억원)을 투자하게 됐다. 총 투자액은 약 300억루블이다.
터미널을 통해 중국 동부와 남부는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LPG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러시아는 기대한다. 중국 역시 미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선 러시아산 LPG 수입을 늘려야 한다. 지금은 철도와 도로 등 육로를 통해서만 러시아산 LPG를 수입한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LPG 수입량은 300만t으로 전월보다 46% 증가했고, 현재 이 수요 가운데 160만t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란은 작년에 LPG 연료의 중동 최대 공급국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이 선박 추적 데이터와 시장 정보 분석한 결과 이란의 수출량은 28% 급증해 1100만t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원유 생산량 역시 지난해 하루 300만 배럴을 넘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와 LPG 수출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