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국가부도' 선언 2년 만에 9월 21일 대선 실시
2년 전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스리랑카가 오는 9월 21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차기 대선 날짜를 확정해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닐 위크레싱게 현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11월 17일 끝나지만, 헌법에 따라 임기 만료 전 1∼2개월 사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스리랑카 유권자 수는 1천700만여명이며 대선 투표 전 유세 기간은 약 5주다.

스리랑카에서는 2019년 11월 대선을 통해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급격한 물가 상승, 통화 약세, 외화 부족이 발생했고 스리랑카는 결국 대외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2022년 4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스리랑카 시민은 대통령 관저를 점령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라자팍사는 해외로 도망갔다가 3개월 뒤 하야했다.

이후 스리랑카 국회는 대통령 권한 대행인 위크레메싱게 당시 총리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고 위크레메싱게는 전임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채우고 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지난해 IMF로부터 29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에너지 보조금 폐지와 증세 등 대규모 재정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조금씩 반등했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기도 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식량과 연료, 의약품 부족 현상은 거의 사라졌지만, 긴축 정책으로 생계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선에서는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을 비롯해 최소 2명의 야권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들은 IMF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등 현 정부 정책과 결이 다른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