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불안해" 티메프 탈퇴 러시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이용자들의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 등에는 티몬과 위메프 회원 탈퇴 방법을 문의하는 포스팅이 100개 가까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위메프가 파산할 경우 내 이름과 주소, 구매 이력 등 개인정보는 어찌 되는 것이냐"며 "사이트 탈퇴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썼다.



위메프를 탈퇴하기 위해 10여년 만에 접속했다고 밝힌 직장인 이모(37) 씨는 "정산 지연 사태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이트를 찾았지만, 아이디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웹사이트 회원 탈퇴 처리를 대행해주는 '웹사이트 회원 탈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 포털'에 접속한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접속 대기가 떴다는 인증 글도 나왔다.

지난 25일 오전 8시께 개인정보 포털에서 접속 지연 팝업이 뜬 것을 캡쳐해 올린 이용자는 "위메프와 티몬 때문에 사람들이 죄다 개인정보 포털에 들어가서 회원 탈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갑자기 발생한 시스템 오류에 의한 것으로 접속자가 평소보다 몰렸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현재 사이트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이트를 탈퇴해도 개인정보가 즉각 삭제되지는 않는다. 각 사이트 규정에 따라 길게는 10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어서다.

위메프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는 로그인 이력과 대금결제, 국세 증빙자료 등의 회원 정보는 3개월에서 10년까지 보유한다고 공지했다.

티몬 역시 웹사이트 방문기록과 대금결제 등의 고객 정보를 3개월에서 5년까지 보유한다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밝혔다.

향후 기업이 파산이라도 한다면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악화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보보호법에서는 기업이 인수 합병으로 인해 개인정보를 다른 곳에 이전할 경우 해당 사실을 정보주체에게 알려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렇게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이는 수집 당시 본래 목적으로만 개인정보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파산을 했거나 파산 절차를 밟는 기업의 의무를 명시한 조항은 없어 맹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보통 기업이 부도 절차를 밟으면 가입된 내 정보도 함께 없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채권자가 이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을 가져가겠다고 해도 막을 길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폐업 수순을 밟고 있거나 이미 해산한 기업에도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지우는 법적 조항을 마련해 정보주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관련법에서 보유기간을 넘기거나 처리 목적을 달성한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고 명시된만큼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개인정보를 파기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위는 "티몬·위메프의 개인정보 관리를 위탁받아 담당중인 큐텐테크놀로지 유한회사의 CPO(개인정보보호책임자)와 개인정보 처리실태를 선제적으로 확인했다"며 "점검 결과 현재까지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한 문제점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