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수학 추론과 기하학에 특화한 인공지능(AI)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언어보다 발전 속도가 느린 수학 분야 AI 모델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는 수학 추론에 특화한 ‘알파프루프’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알파프루프는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기출 문제 6개 중 4개를 풀었다. 올해 초 출시된 기하학 특화 모델의 후속 버전 ‘알파지오메트리2’는 지난 25년간 IMO에 포함된 모든 기하학 문제의 83%를 풀어냈다.

일부 문제는 사람보다 훨씬 빨리 추론해냈다. 통상 IMO 대회 참가자들은 각각 4시간, 5시간인 두 세션 내내 고민한 뒤 답을 제출하지만 해당 AI 모델들은 일부 문제를 몇 분 만에 풀어냈다. 딥마인드 관계자는 “IMO 은메달 수준의 결과”라며 “AI에는 여전히 어려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생성형 AI의 수학 실력은 언어와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에서 정보를 수집하며 학습하는데, 수학적 추론을 학습하기 위한 데이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컴퓨터는 숫자와 전통적인 계산에는 강하지만 언어로 표현된 수학 문제는 더 복잡한 추론 능력을 요구한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를 수작업해 공식적인 수학 언어로 번역했다고 밝혔다. 알파프루프는 대수 문제 두 개와 정수론 문제 한 개의 답을 먼저 제시하고 이 답이 정답임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딥마인드 측은 “알파프루프가 맞힌 문제에는 올해 IMO에서 다섯 명만 푼 가장 어려운 문제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