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은 26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5000만 주 소각’ 등의 계획을 담은 밸류업 방안을 공시했다. 구체적인 기간(2027년까지)과 수준(5000만 주 소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장사인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통 큰 주주환원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사주 소각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5억900만 주가량인 주식 수를 올해 말까지 5억 주 미만으로 줄이고, 2027년 말에는 4억5000만 주 이하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5000만 주 넘는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4년간 3조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리딩 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KB금융(4억300만 주)보다 26.3% 더 많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신한금융은 경쟁사에 비해 주식 수가 많다”며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발행주식 수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ROE를 현재 8% 수준에서 2027년까지 10%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ROE 등 핵심 지표를 그룹 경영진의 평가 보상에 활용할 방침이다.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주주환원이 가능한 13%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금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 5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번 밸류업 계획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질문을 받아 답변한다.

하나금융도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올 상반기에 조기 마무리했고, 매입한 자사주는 다음달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