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해리스 지지 선언…"능력 갖춰, 대선 승리 확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침묵을 지켰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원은 해리스 추대론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부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그(해리스)는 지금과 같은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비전과 인품, 힘을 갖추고 있다”며 “해리스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고 국민을 위해 일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26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통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통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해리스 부통령과 통화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과 내가 당신이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하려고 전화했다”며 “당신을 지지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도 “당신이 자랑스럽다”며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바마 부부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대선까지 3개월 남은 기간 그들과 함께할 여정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재선 포기 의사를 밝힌 지난 21일 이후 약 1주일간 해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지 않아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다수당 대표 등 민주당 최고위 인사들은 모두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의 측근은 그(오바마)가 당이 통합되고 후보 지명이 확정되는 모습을 먼저 보길 원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리스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대선 모금 캠페인에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1억달러 이상 후원금이 몰리는 등 지지자도 결집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맞춰 다음달 7일까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19일부터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정식 대통령 후보로 추대될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