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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은 쓸 줄 몰라'…뙤약볕 아래 손짓으로 택시 잡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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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소외의 그늘…전문가 "교육 확대·기술적 지원 필요"
    '앱은 쓸 줄 몰라'…뙤약볕 아래 손짓으로 택시 잡는 노인들
    "여기서 집 가는 버스를 타러 가려면 한참인데 걸어가기는 너무 힘들어. 택시 타고 정류장까지 가서 갈아타려고."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진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종로구 서울대병원 인근 거리에선 백발의 한 할머니가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연신 도로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서둘러 빈 택시를 잡으려던 할머니는 결국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와 손짓을 계속했다.

    할머니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은 아예 모른다고 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초록색 '예약' 등이 켜진 택시 몇 대를 연달아 보낸 뒤 근처에서 승객을 내려 준 택시를 겨우 붙잡아 탑승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편리한 세상이 됐다지만, 한편에선 '디지털 소외'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도 제약이 큰 노인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앱을 사용하면 택시를 호출한 뒤 그늘에서 기다리며 땀을 식힐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꼼짝없이 뙤약볕 아래에서 빈 차를 잡아야 한다.

    출퇴근 시간대이거나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는 등의 변수가 생기면 고생은 배가된다.

    택시 기사들도 호출에 익숙해진 탓에 거리에서 무작정 택시를 잡으려는 손님은 지나칠 때가 많다.

    거동이 불편한 탓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은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기도 쉽지 않다.

    은평구에 거주 중인 박모(85) 씨는 매달 병원에 진료받으러 갈 때마다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무릎이 좋지 않아 오래 걷거나 서 있을 수 없어서다.

    택시 호출 앱이 익숙하지 않은 박씨는 "날이 궂어서인지 유독 차가 안 잡혀 거리에서 고생한 적이 있다"며 "그 뒤로는 병원에 갈 때 손주가 휴대전화로 택시를 불러줘 타고 다닌다"고 했다.

    '앱은 쓸 줄 몰라'…뙤약볕 아래 손짓으로 택시 잡는 노인들
    노년의 디지털 소외 심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디지털 기기와 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종합수준은 70.7%로 전년 대비 0.8% 포인트 올랐지만 장애인(82.8%), 저소득층(96.1%), 농어민(79.5%) 등 4대 정보 취약계층 가운데 가장 낮았다.

    PC와 모바일기기 이용 능력을 의미하는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55.3%로 4대 계층 평균(65.1%)에 미치지 못했고 점수로는 일반 국민이 65.4점인데 반해 고령층은 36.9점에 그쳤다.

    활용 수준 역시 고령층이 73.8%로 4대 계층 중 가장 낮았다.

    점수로는 100점 만점에 43.0점이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이 어딘가에 디지털 관련 정보를 물어보고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동·주민센터 등에 전담으로 상담·안내할 인원을 배치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문의가 있을 때 자세히 알려주고 교육하는 시스템이 확대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앱이나 기기가 고령자 편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택시 예약 앱 등이 음성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직관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 교수는 "도시에 '유니버셜 디자인'(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제품·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처럼 앱도 고령자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의 여러 어려움을 고려해 서비스 개발 민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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