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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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마지막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한다. 2016년 탈(脫)원전 공약으로 집권한 민주진보당 정부가 에너지 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전 폐쇄를 강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남부에 위치한 마안산 원전의 1호기가 문을 닫는다. 대만의 마지막 원자로가 될 마안산 2호기도 내년 5월 폐쇄된다. 현재 원전은 대만 전력 공급량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천연가스와 석탄이 주를 이루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은 12% 가량이다.

블룸버그는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원전을 폐쇄하는 것은 대만이 외부 세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더욱 높이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이 군사 봉쇄를 통해 대만의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TSMC 등 에너지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이 주력 산업인 대만에서는 최근 노후화된 전력계통 문제로 정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이달 중순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 기술이 안전성과 핵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는다면 당연히 (원전 확대)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당분간은 (비교적 깨끗한 것으로 평가받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하고 석탄 소비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은 한때 6기의 원자로를 운영했지만 단계적으로 폐지해왔다.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전 대통령은 "2025년까지 대만을 원자력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2016년 당선되면서다. 하지만 잦은 정전 문제로 2018년 등에 폐쇄된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따라 야당 국민당은 원전 재가동을 주장하는 등 대만에서 원전은 여야간 입장차가 극명한 정치적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