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대에 보험사 주가 고공행진
보험사들 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 와중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등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7.01% 올랐다. 올들어 주가 상승폭은 38.8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35.58%, DB손해보험은 31.13%, 한화손해보험은 25.62% 뛰었다. 연초 이래 코스피지수 상승률(2.33%)를 훌쩍 웃돈다.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동양생명은 올들어 주가가 83.11% 급등했다.

외국인들도 보험주를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2일 이후 삼성생명을 약 56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화재는 약 751억원, DB손해보험은 739억여원, 현대해상은 612억여원만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이 상당폭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상해·질병 등 보장성 인(人) 보험 판매가 호조라서다. 2분기 중 시장금리가 내린 것도 보험사들의 금융자산 평가손익 산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무난한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는 다음 달 중순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도 보험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가 ‘역대급’ 실적을 내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의지를 보인 곳이 많아서다.

지난해 국내 31개 손보사는 전년 대비 50.9% 늘어난 8조262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생보사 22곳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13조3578억원이었다. 같은 해 삼성생명은 주주환원율을 기존 35.1%에서 39.9% 올리고 목표 배당 성향을 35~45%로 잡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엔 삼성화재가 3년 이내에 주주환원율을 기존 37.4%에서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크게 오른 주가와 회계 제도 불확실성은 변수다.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사에 적용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IFRS17의 개선방안을 보험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보험서비스 계약마진(CSM) 산출 기준, 보험회계 예실차(예상과 실제간 차이) 기준 등이 주요 논의 거리다. 기존엔 이들 회계처리에 대해 보험사마다 각자 다르게 기준을 잡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IFRS17 세부 기준 결정에 따라 순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FRS17 개선안에 따라 재무 실적이 변동될 여지가 크다는 점은 올 하반기에 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보험사 주주환원 정책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험주는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이전 대비 기대 주주환원율이 하락했다”며 “하반기 금리 수준과 회계제도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보험사들이 이른 시일 내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