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센강 모습. 사진=AFP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센강 모습. 사진=AFP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이 악화해 28일 오전(현지시간)에 열기로 한 2024 파리올림픽 오픈워터 스위밍 연습이 취소됐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철인3종경기연맹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스위밍 훈련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리에는 개회식이 열린 지난 26일 종일 장대비가 쏟아진 데 이어 27일에도 적지 않은 비가 내리면서다. 폭우가 내리면 보통 강의 수질은 더욱 나빠져 대장균과 장구균의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상 대장균의 최대 허용치는 100mL당 10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 Colony-forming unit), 장구균은 400CFU이다. 이 수치를 넘어가는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

파리 조직위는 센강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철인 3종 수영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를 앞두고 매일 세균 수치를 점검 중이다.

남자 철인3종 경기는 30일, 여자 경기는 31일, 10km를 헤엄치는 오픈워터 스위밍은 다음달 8∼9일에 각각 열린다.

세계철인3종연맹은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는 예보에 따라 세균 수치가 내려가면 이틀 후 남자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수영을 하고 나오는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사진=AFP
지난 17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수영을 하고 나오는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사진=AFP
대회 전부터 파리 센강의 수질 논란은 계속 나왔다. 이달 중순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피에르 라바당 파리 부시장 등 여러 정치인이 센강에 입수하며 수질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약 50년 동안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들어온 센강의 수질은 급격히 나빠졌고, 1923년 이후로 수영이 금지됐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등 일부 종목을 센강에서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프랑스에서는 몇 달 전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JeChieDansLaSeine(센강에서 용변을 보자)' 해시태그 캠페인이 확산했다. 이는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센강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파리시는 하수 처리 시설 현대화 등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 이래 15억유로(약 2조2565억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다. 이번 대회 직전에도 파리시는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118만 파운드(약 21억원)를 쏟아부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