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테슬라 외에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 스타벅스 등을 사들인 투자자도 30% 안팎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에 17조나 태운 서학개미 '손실 공포'
28일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테슬라의 수익률은 평균 4.71%다. 네이버페이 이용자 중 이 종목을 보유한 16만 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유액은 지난 25일 기준 129억4563만달러(약 17조9362억원)다. 이들은 약 1주일 전만 해도 20% 안팎의 수익을 올렸으나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부진한 2분기 실적과 자율주행 무인택시 개발 연기로 24일 12.33% 폭락했다. 올 들어 다른 빅테크주가 상승할 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달 말께 급등했으나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를 1765만달러어치 순매수한 것이 수익률을 더욱 깎아내렸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월가에선 테슬라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매그니피센트7 종목은 올 들어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 15%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수익률은 평균 34.51%였다. 이어 메타(30.07%), 구글 보통주인 알파벳A(29.1%), 엔비디아(28.87%), 마이크로소프트(22.93%), 아마존(18.28%) 등 다른 빅테크주도 국내 투자자의 계좌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의 우선주 클래스B(31.21%)와 보통주 클래스A(21.18%)를 자신의 주식 계좌에 담고 있는 사람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빅데이터 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20.69%), 구글 우선주 알파벳C(18.28%), 코카콜라(16.83%)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

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도 적지 않다. 실적 부진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국내 투자자의 보유금액은 2억3119만달러, 수익률은 평균 -34.1%였다. 나이키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22.55% 하락했고, 최근까지 22.96% 추가 폭락했다.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26.16%), 스타벅스(-17.01%), 인텔(-15.19%), 장난감 기업 해즈브로(-9.45%), 쿠팡(-8.37%) 등도 수익률이 저조하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6개월 전 9억6200만달러에서 3개월 전 7억9700만달러, 최근 6억8500만달러로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