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국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총 2조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8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현금창출력이 약화하자 중장기 투자금을 확보해두겠다는 차원에서다.

한화솔루션 '2조 실탄' 마련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다음달 사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 8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만기는 30년으로 한화솔루션이 발행 3년 뒤 조기상환(콜옵션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연 1.3%포인트 올라가는 ‘스텝업’(금리 상향 조정) 조항도 담겼다. 한화솔루션은 국내 주요 증권사와 이 영구채의 주관 및 인수 계약을 협의 중이다. 금리는 연 5~6%대로 논의 중이다. 교섭 내용에 따라 주관사와 발행금리, 발행일이 구체화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자회사를 통해 자금을 모은다. 한화솔루션의 독일 자회사인 Q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2억스위스프랑(약 3112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찍을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큐셀 조지아는 이달 8일부터 유럽 은행인 나티시스와 산탄데르, 소시에테제네랄 등의 대주단을 통해 그린 신디케이티드론 7억달러(약 9727억원)를 조달 중이다. 그린 신디케이티드론은 자금 사용 목적이 친환경 투자로 한정된 대출이다.

한화솔루션이 모처럼 대규모 조달에 나선 것은 약해진 현금창출력과 맞물린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누적 순손실이 7777억원에 달했다. 올해 연간 순손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화학 사업이 동시에 적자를 낸 결과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영업적자는 상반기에만 2771억원에 달했다. 화학 사업도 상반기 3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빠듯한 살림에 설비투자 지출은 늘었다. 한화큐셀 조지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