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시작된 지 나흘째인 28일 여야 국회의장단이 서로를 향해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 표결을 하면서 “방송4법에 반대하는 것이 직무를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주호영 부의장에게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 부의장은 지난 25일 방송4법이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건의를 수용해 본회의 사회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우 의장과 민주당 소속 이학영 부의장이 3시간씩 교대로 사회를 보고 있다.

우 의장은 28일 “필리버스터는 정부와 여당이 의장의 중재안을 거부했기에 시작된 의사 절차”라며 방송4법 처리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 부의장 역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부의장은) 당장 의장석으로 돌아오시거나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 주호영으로만 남으시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주 부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 의장은 지금이라도 충분한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법률안과 의안은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도, 국민의힘이 벌이는 필리버스터도 중단시켜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여야가 충분히 논의할 숙려 기간을 더 줘야 한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또 “야권이 190석을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24시간마다 강제 중단시키는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합의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민생 현안에 대한 토론과 법안 처리라면 저 혼자서라도 몇 날 며칠 의장석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