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경기에 같은 조로 나선 라파엘 나달(왼쪽)과 카를로스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28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경기에 같은 조로 나선 라파엘 나달(왼쪽)과 카를로스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두 '흙신'이 나란히 선 장면 만으로도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가 장식됐다. '원조 흙신' 라파엘 나달(38)과 '차세대 흙신' 카를로스 알카라스(21)가 한조를 이룬 스페인 테니스 남자복식조 '나달카라스(Nadalcaraz)'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데뷔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나달-알카라스 조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남자 복식 1회전에서 막시모 곤살레스-안드레스 몰테니(이상 아르헨티나) 조를 2-0(7-6<7-4> 6-4)으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스타드 롤랑가로스는 테니스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가 열리는 곳이다. 테니스 '빅4' 중 한명인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무려 14번이나 우승하며 '흙신' 칭호를 얻었다.

알카라스는 '포스트 빅4'의 대표주자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연달아 제패하며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알카라스는 나달의 경기를 보며 테니스 선수로서의 꿈을 키운 '나달 키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나달과 알카라스가 한 조로 스타드 롤랑가로스에 서는 것 만으로도 테니스 팬들은 흥분했다. 신구 세대 흙신이 만난 '드림팀'에 팬들은 '나달카라스(Nadal+Alcaraz)'라느 애칭을 붙였다.

복식 경험이 적은 알카라스는 초반에 다소 고전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곤살레스와 몰테니는 탄탄한 플레이로 두 흙신을 상대했다. 그래도 두 '흙신'은 월드클래스다운 경기력으로 위기의 순간을 이겨냈다.

경기를 마친 뒤 알카라스는 "올림픽 데뷔전을 나달과 함께 뛰어 더욱 특별했다"며 "꿈이 이뤄진 것 같다"고 감격했다. 이어 "우리의 경기 수준에 만족했고, 한 라운드 더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 기쁘다. 우리의 경기력은 (서로를) 믿고 계속 나아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달 역시 "감동적인 밤, 짜릿한 밤, 놀라운 응원 그리고 이 코트에서 알카라스와 함께 경기를 하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승리해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알카라스는 이날 앞서 열린 단식 1회전에서도 하디 하빕(레바논)을 2-0(6-3 6-1)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안착했다. 나달은 28일 예정된 단식 1회전을 이길 경우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2회전에서 만나게 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