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트와이스 일본 닛산 스타디움 공연 이미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트와이스 일본 닛산 스타디움 공연 이미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트와이스(TWICE)에게는 일본 최대 규모의 공연장 닛산 스타디움도 좁았다. 아홉 멤버는 이틀간 14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관객을 동원하며 '10년째 전성기'임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트와이스(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는 지난 27~28일 이틀간 닛산 스타디움에서 '레디 투 비 인 재팬 스페셜(READY TO BE in JAPAN SPECIAL)'을 개최했다. 지난해 4월부터 전개한 다섯 번째 월드투어의 막을 내리는 공연이었다.

가나가와현의 닛산 스타디움은 일본 최대 규모의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해외 여성 아티스트는 트와이스가 유일하다. 트와이스는 '최초'의 기록과 함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35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스타디움은 관객으로 꽉 채워졌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는 회차당 7만명, 이틀간 총 14만명의 관객이 동원됐다. 드넓은 그라운드는 물론 2층, 3층까지 팬들의 응원봉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각. 깃털 부채를 펼쳐 든 댄서들 사이로 트와이스가 등장하자 일제히 7만여명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현지에서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퍼펙트 월드(Perfect World)'로 파워풀하고 강렬한 퍼포먼스로 포문을 연 트와이스는 이어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까지 소화했다. 격한 안무에도 힘 있게 보컬을 뱉어내자 관객들은 우렁찬 환호로 화답했다. 화려한 불꽃이 터지면서 장내 분위기는 더 뜨겁게 타올랐다.

트와이스는 "오늘은 1년 3개월 동안 열린 다섯 번째 월드투어의 마지막 공연 날"이라면서 "7만 관객분들이 모인 닛산 스타디움에서 투어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트와이스에게도, 원스(공식 팬덤명)에게도 오래오래 기억될 이 순간을 즐겨주세요!"

닛산 스타디움 입성에 기뻐하며 힘찬 다짐을 전한 멤버들을 향해 팬들은 쩌렁쩌렁한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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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이어 트와이스는 '고 하드(GO HARD)', '히얼 아이 엠(Here I am)'을 비롯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이름을 올렸던 영어 싱글 '문라이트 선라이즈(MOONLIGHT SUNRISE)' 등으로 한층 더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의 스케일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메인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압도적인 크기의 스크린 덕에 넓은 스타디움에서도 놓치는 부분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커다란 스크린 아래 곡선 무늬로 구분해 무대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는 어느 위치에서든 관객들이 무대를 잘 볼 수 있도록 관객 친화적으로 구조한 것이라고 JYP엔터테인먼트는 설명했다.

'페이크 & 트루(Fake & True)', '셀러브레이트(Celebrate)'를 부를 땐 멤버들이 이동차를 타고 무대부터 객석 끝까지 이동했는데 무빙 스테이지 레일 길이가 무려 118m에 달했다. 스타디움 공연인 만큼 굵직하고 규모감 있는 연출로 군더더기 없이 임팩트를 줬다. 모든 관객과 가까이서 친근하게 소통하려는 트와이스, 이에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며 환상의 호흡을 펼쳐낸 원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TT'에 이어 청량함이 매력적인 '원 스파크' 무대에서는 우레와 같은 떼창 응원이 흘러나와 강한 쾌감을 안기기도 했다.

트와이스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건 각별한 팬 사랑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끝까지 차는 폭염 속에서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하는 야외 스타디움 공연을 소화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멤버들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려는 듯 공연 중간 틈이 생길 때마다 연신 땀을 닦아냈고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팡파르(Fanfare)'와 'BDZ'를 소화할 때는 더위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차고 넘치는 팬 서비스를 선사했다.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의상까지 땀에 흠뻑 젖은 상태였지만 멤버들은 카메라를 향해 쉼 없이 다양한 표정을 선보이며 명불허전 '팬 사랑 1등 걸그룹'임을 입증했다. 무더운 날씨에 7만명의 열기까지 더해져 용광로나 다름없는 환경이었으나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기분 좋게 손을 흔드는 트와이스를 보니 '원스 표 오아시스'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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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게 준비한 솔로, 유닛 무대도 관람 포인트였다. 다현은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OST인 오쿠 하나코의 'Kawaranai Mono(변하지 않는 것)'을 선곡, 새하얀 의상을 입고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러 어둠이 깔리는 공연장에 황홀한 무드를 선물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쯔위는 오오츠카 아이의 '플라네타니움(Planetarium)'을 감미롭게 소화했다.

미나·사나·모모로 구성된 일본 유닛 미사모는 '비하인드 더 커튼(Behind The Curtain)', '두 낫 터치(Do not touch)'까지 화려한 무대를 펼쳐 단숨에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채영은 기타를 메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작곡 '내 기타'를 불렀고, 지효는 단단한 보컬을 내세워 '나이트메어(Nightmare)'를 가창해 다크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곡의 매력을 한층 배가했다.

정연은 일본 밴드 원 오크 록의 '웨어 유 아(Where You Are)'를 택해 밴드 사운드에 깨끗하면서도 탄탄한 목소리를 얹어 보컬적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나연은 최근 발매한 솔로곡 'ABCD'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포인트 안무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각기 다채로운 장르의 솔로 무대로 풍성한 구성을 완성한 트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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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는 2015년 10월 데뷔곡 '우아하게'를 시작으로 'TT', '라이키(LIKEY)',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치어 업(CHEER UP)', '하트 셰이커(Heart Shaker)', '댄스 더 나잇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깜찍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각인되던 이들은 '팬시'를 기점으로 한층 성숙하고 트렌디한 음악으로 변화를 모색했고, 그 뒤로도 '아이 캔트 스톱 미(I CAN'T STOP ME)', '알콜 프리(Alcohol-Free)', '필 스페셜(Feel Special)', '사이언티스트(SCIENTIST)' 등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202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활동 범주를 넓혔다. 국내는 데뷔 연차가 낮은 아이돌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편인데 트와이스는 적절한 시기에 전략을 바꿔 현재 국내보다 일본과 미국에서 더 높은 인기를 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021년 영어 싱글 '더 필스(The Feels)'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미국 진출에 나서 '문라이트 선라이즈', '셋 미 프리(SET ME FREE)', '원 스파크(ONE SPARK)' 등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미국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닛산 스타디움 입성 또한 이들의 성장 서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장'이라는 단어는 어느 정도 연차가 쌓였고, 이미 전성기를 경험해 본 아이돌에게는 더없이 어려운 목표다.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려온 트와이스에게는 더더욱 그럴 테다. 하지만 7만명 관객 앞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노래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이러한 공식이 그저 기우에 그친다고 말해주는 듯 보였다.

트와이스는 일본 닛산 스타디움 외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등의 무대를 밟았다. 전 세계 27개 지역 51회 규모로 진행된 다섯 번째 월드투어의 총 누적 모객 수는 약 150만명이다.
그룹 트와이스 일본 닛산 스타디움 공연 이미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트와이스 일본 닛산 스타디움 공연 이미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을 마치며 이들은 "트와이스를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께 더욱더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하루다. 처음 데뷔했을 때 '안녕하세요. 트와이스입니다'라고 소개하던 기억이 난다"면서 "아홉 멤버, 그리고 원스가 있었기에 트와이스의 꿈이었던 닛산 스타디움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여러분과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요코하마=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