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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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고 있고, 농수산 관련 공기업들은 우리 농수산품을 해외로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혁신을 꾀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공기업도 있다.

○외화 벌어 사회 공헌

한국서부발전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먹거리를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UAE 아즈반 1.5기가와트(GW) 태양광발전’ 사업을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의 자회사(EDF-R)와 컨소시엄을 맺어 수주한 이 사업은 분당 신도시 넓이 부지에 1조2600억원이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연평균 예상 발전량이 4702기가와트시(GWh)로 원전 1기가 내는 발전량보다도 많다. 인천시의 한 해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설비용량과 사업비 모두 한국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가운데 단일사업으로는 가장 크다. 공사는 오는 8월 시작돼 2026년 9월 마무리된다. 준공 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가 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생산될 전력은 EWEC가 구매를 보장한다. 매출은 총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발전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KEI는 지난 23일 발전 정비 전문업체인 한전KPS 및 국내 중소기업 KLES와 ‘K-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탄중자티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 공사 터빈·발전기 정비공사를 수주했다. 탄중자티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전력공사 산하 발전소 중에서 급전 순위가 가장 높은 핵심 발전소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공사로 약 18억원의 외화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 수주로 국내 기업들의 정비 품질 기술을 입증받으면서 해외시장 추가 진출의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에 김치나 딸기 등 주요 수출 품목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MBC 인기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방영됐을 당시엔 국산 포도의 싱가포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72% 급증했다. 해당 드라마에서 국산 포도를 먹는 장면이 방영된 효과다. aT는 “올해도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방영될 한류 콘텐츠를 통해 인삼·김치·쌀 가공식품·주류 등 주요 유망 수출 품목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 지원 인프라 조성

민간 기업이 하기 어려운 인프라 조성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들도 많다. 한국교통안전공사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모빌리티 지원센터로 지정됐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면서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 들어선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상용화에 대비해 촘촘한 안전 체계를 만들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종합 안전 전문기관이 된다는 포부다.

교통안전공사는 “앞으로 첨단 자동차 검사소 확대, 중대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의 고도화, 지속적인 철도·항공 안전관리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도로, 철도, 항공 전 분야에서 고령자와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행복권을 보장하는 대책들도 함께 강구해 국민께 더욱 사랑받는 공사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7월엔 지능형 자동 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보증지원 가능 여부와 지원 금액을 손쉽게 판단할 수 있게 했다. 자동 심사 도입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의 동의만 받으면 영업점 현장 방문과 종이 서류 제출 없이도 당일에 심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신용보증 약정도 비대면으로 체결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신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보증신청이 폭증하던 2020~2022년 기간엔 신용보증 신청 서류를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해 발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해 발급 서류만 26만 건에 달했다.

aT는 각국의 대표 이커머스에 ‘온라인 한국식품관’을 운영하며 K-푸드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한국식품관을 통해 지난해 1634개 기업이 총 11개국 현지 온라인몰에서 1400만달러(약 194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aT는 해외 온라인 몰에서 국내 유망 농식품 기업이 직접 자체 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도록 K-푸드의 글로벌 온라인 셀러를 육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플랫폼 입점 지원’ 사업에 참여한 28개 업체는 아마존 등에 기업 자체 브랜드몰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1년 전보다 51% 증가한 약 800만달러(약 110억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